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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연초 랠리 배경엔 외국인들 ‘사재기’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AFP 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로 모여들고 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 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엔저를 기대한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모양새다. 중국 및 홍콩 증시의 연이은 하락,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증시 부양에 나서는 점 등도 일본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도쿄증권거래소 자료를 인용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1월 9일부터 1월 12일까지 총 9557억엔(약 8조6000억원)의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기관(금융기관 제외)은 1312억엔을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1조600억엔을 매도했다. 곧,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에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차이나AMC 닛케이225’ 상장지수펀드(ETF)는 장중 9.5% 급등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UBP의 수석 펀드 매니저인 주하이르 칸은 “외국인 투자자가 랠리를 주도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이라며 “일본 주식시장은 모든 투자자가 진입하길 원하는 곳이 됐다”고 평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중국과 미국에서 고개를 돌려, 일본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일본 증시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와 토픽스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각각 7.5%, 6.1% 급등했다. 미국의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에 2% 오르고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가 1.9%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상승 폭이다.

닛케이지수가 지난 11일에 1990년 2월 이후 약 34년 만에 심리적 저항선으로 통하는 3만5000선을 돌파한 점도 일본 증시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을 강화했다. 
 
1989년 말 사상 최고치(3만8915)를 찍었던 닛케이지수는 이후 하락일로를 걸은 가운데 2009년 3월에는 버블 붕괴, 리먼쇼크 등의 영향으로 7054까지 추락했고, 그 결과 한동안 세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은행 통화정책 정상화가 늦어질 것이란 점, 중국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점, 워런 버핏의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 확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일본 증시는 30년 만에 다시 살아났다.
 
월가는 ‘엔저’의 힘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골드만삭스 일본 주식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일본 주식) 포지션을 많이 구축하지 않았으며, 일본 주식으로의 자금 흐름도 분명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 여건이 바뀌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일본 주식 매입을 늘린 것 같다”고 부연했다.
 
실제 연초 발생한 노토반도 지진을 시작으로 부진한 임금 성장세, 물가 둔화 등이 겹치면서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시기는 계속해서 미뤄지는 분위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가 지난해 10월에 2.9%로 반등하며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폐기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에 일본 증시 상승세는 잠시 멈췄었다.

그러나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꺾이며, 일본 증시는 다시 달리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 5% 넘게 하락하며, 다시 150엔에 근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1월 9~16일 29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23일 열리는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아무도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시장으로 서서히 진입하면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새롭게 도입한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해 2100조엔에 달하는 가계 자산을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전략가인 슈리칸트 케일은 일본 증시의 강력한 상승세가 개인들의 증시 투자를 장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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