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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간 공식처럼 여겨졌던 ‘2월 졸업식’이 빨라졌다. 1월, 이르면 12월에도 졸업식을 하는 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기 뿐만이 아니다. ‘라떼 졸업식’하면 떠오르는 밀가루 던지기나 짜장면 외식 등을 즐기는 문화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는데. 서울경제 유튜브 일큐육공(1q60)이 달라진 ‘요즘 졸업식’을 집중 수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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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던지기? 그게 뭐에요?” = 지난 10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시 마포구 아현중을 찾았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에게 과거 성행했던 ‘밀가루 던지기’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어봤다. 학생A는 “들어본 적 없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돈도 낭비고, 치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했다. 과거 흔했던 졸업식 밀가루 던지기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인 학생들이 일본의 검은색 교복으로부터 해방되는 졸업날 검은 교복에 하얀 밀가루를 뿌려 반발심을 표현하던 문화에서 유래됐다고. 하지만 이런 의미는 어느덧 사라지고 과격함만 남게 됐다. 교복에 달걀을 던지고 식용유를 뿌리는가 하면 졸업식 뒤풀이 재료를 준비한다며 돈을 갈취하는 일도 있었을 정도였다. 2010년대 들어 경찰이 이런 행위를 단속하면서 밀가루 졸업식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졸업식의 단골 외식 메뉴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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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누하동에서 41년째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장난분 씨는 “경기 상고, 경복고등학교, 청운 초등학교, 청운 중학교, 매동 초등학교, 배화여중도 있고, 배화여고도 있고 주변에 학교가 많다. 그래서 과거엔 졸업식이면 하루 100명도 왔다. 그때는 2층이 꽉 차고 아래층도 꽉 차고 또 배달도 많았다”며 “요새는 졸업식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있긴 한데 아주 드물다. 세월이 갈수록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해지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꽃다발 선물도 많이 줄었다. 아현중 졸업식날 학교 앞에서 꽃을 팔고 있던 B씨는 “예전 같으면 한 새벽 5시 이전에 나왔는데 요즘에는 장사하는 분들도 많이 줄었다”며 “코로나 이후로 꽃을 많이 선물하지 않는 것 같다. 경기도 안좋다보니 꽃 장사가 갈수록 안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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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스 찍고 인플루언서가 축사하는 ‘요즘 졸업식’ = 대신 요즘에는 반 친구들과 모여 댄스 챌린지를 찍어 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생겼다. 댄스 챌린지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등에 1분 이내의 춤 추는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것을 뜻한다. 특히 요즘 댄스 챌린지로 인기 있는 노래는 8년 전 발매된 빅뱅의 ‘we like 2 party’와 13년 전 발매된 스눕독의 ‘young, wild and free’. 졸업식 당일의 설렘과 자유를 만끽하는 가사로 인기를 끄는 중이라고. 뿐만 아니라 틱톡커,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졸업식 축사를 부탁해 졸업식 당일에 공개하는 문화도 유행 중이다. 실제로 사회탐구 영역 이지영 강사,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등이 전달한 졸업식 축사 영상이 SNS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요즘 졸업식’ 현장을 담은 생생한 영상은 일큐육공 풀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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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의 대표 유튜브 채널 일큐육공(1q60)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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