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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다음주 운명의 일주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가 오는 26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이 2015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삼성은 물론 억울하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합병 과정에서 제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결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법리적 판단은 재판부의 손에 넘어갔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상당합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묶이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핵심 분야에 경쟁력 지체 현상이 일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한마디로 바짝 엎드려 있는 상황이라 재판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며 “경영에 필요한 핵심 의사결정도 모두 뒤로 밀리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의 공판 외에도 이번주에는 삼성에 중요한 일들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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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지난 19일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해 사전 예약 판매가 시작됩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주도권을 내준 삼성으로서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이번 제품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제품 공개(언팩)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갤럭시 S24가 애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에 “같은 생각과 각오를 갖고 있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외신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을 뛰어넘는 스마트폰이 나타났다. 시리(아이폰 음성비서), 듣고 있나?”라고 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갤럭시 S24는 AI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애플보다 기술적으로 앞서가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소비자들의 반응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25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 뒤 31일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제품을 순차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번주에 나올 한국 소비자 반응이 일종의 리트머스 용지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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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DS) 분야에서도 이번주 중요한 ‘승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DS 부문을 이끄는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오는 22일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소부장 기업들을 만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삼성 주요 임원들이 동시에 일본을 방문해 파트너사와 개별적인 만남을 갖고 공급망을 살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게 반도체업계의 평가입니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DS 부문을 총괄하는 경 사장 외에도 제조 라인 기술 책임자, 차세대 반도체 개발 조직 수장이 동행해 단순 공급망 점검을 넘어 차세대 칩 개발, 수율 강화에 관한 다각적인 협력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HBM에 대한 의미있는 결정이 이뤄질지 관심입니다. 삼성 경영진은 일본에서 HBM 라인의 핵심 장비 회사인 신카와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삼성은 올해 HBM 생산능력을 2.5배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임직원 27만명의 운명이 이번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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