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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 연명용 연구개발(R&D)을 중단하고 초고난도 기술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실패가 용인되는 R&D를 지원해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와 같은 성과를 재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과제도 기존보다 3배가량 확대하는 등 시장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 캠퍼스에서 주재한 R&D 혁신 라운드 테이블에서 ‘산업·에너지 R&D 투자전략 및 제도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안 장관은 “기업과 민간이 투자하거나 도전하기 어려운 차세대 기술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라며 “실패 확률은 높지만 성공 시 파급력이 매우 큰 10대 게임체인저 기술, 산업 난제 해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을 현재 1% 수준에서 향후 5년간 10% 수준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그간 20여 차례에 걸쳐 500여 명의 연구자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수렴한 끝에 △고위험 차세대 기술 지원 확대 △시장 성과 극대화 △수요자 중심 프로세스 △인재양성 등 4대 혁신 방향을 마련했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4메가 D램처럼 한국 산업의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성과 도출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우선 산업 초격차 달성을 위한 미션 중심의 11대 분야, 40개 프로젝트에 신규 예산의 70%를 배정해 민관 합동으로 약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점 투자 대상은 반도체(2142억 원), 디스플레이(903억 원), 2차전지(525억 원), 바이오(2635억 원) 등이다.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10대 게임체인저’ 기술 개발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도 나선다. 언제 어디서든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와이 파워 시스템’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합성’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형 과제 중심으로 사업 체계도 전환한다. 올해 산업부의 전체 R&D 예산이 약 5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가량 줄어든 만큼 R&D 투자의 ‘선택과 집중’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100억 원 이상 과제의 수를 지난해 57개에서 올해 16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체 R&D 과제 수는 280개에서 230개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100억 원 이상 과제 비중은 20.3%에서 69.6%로 높아진다.
산업부는 대형 과제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수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도 촉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현금 비용 부담을 대폭 낮추고 기업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과제 내용 등 정보를 비공개 조치하기로 했다. R&D 프로세스 역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혁신 역량이 뛰어난 기업과 연구기관에는 컨소시엄 구성, 연구비 배분 권한을 부여하는 과제도 10개 이상 시범 도입한다. 이와 더불어 국내외 모든 연구자에게 R&D 참여 기회를 개방하고 해외 우수 연구기관 6곳에 협력센터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안 장관은 “국제 공동 연구 시 국내 연구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 선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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