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출생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공약을 18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06년 이후 약 380조원의 예산을 저출생 대책으로 투입했지만, 대증요법으로 효과는 크지 않았다.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결혼·출산·양육을 망라하는 정책 패키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이날 발표한 공약은 주거와 자산, 돌봄은 물론 일·가정 양립 정책까지 한데 모은 패키지 형태다. 앞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온동네 초등돌봄, 경로당 주 5일 점심 제도에 이은 4호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날 나란히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여야 간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총선 전에도 즉시 입법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공약 발표회에서 “아이를 왜 낳지 않을까,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래에 희망이 사라진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마 불평등 문제일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산과 소득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모든 신혼부부의 기초자산 형성을 국가가 직접 지원하고 국가의 출산, 돌봄 책임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 할 수 있는 주거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표는 주거 대책으로 2자녀 출산 시 24평 주택을, 3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우리아이 보듬주택’을 제시했다.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도 7년 차에서 10년 차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결혼-출산-양육 드림(dream) 패키지’로 명명한 자산 대책은 비용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층 지원을 위해 ‘결혼-출산 지원금’을 도입하도록 했다.
소득이나 자산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고, 출생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첫 자녀 출생 시 무이자로 전환해주고, 둘째 출생 시엔 무이자 혜택에 더해 원금을 50% 깎아준다.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을 감면한다.
양육 지원금은 ‘우리아이 키움카드’, ‘우리아이 자립펀드’가 골자다. 키움카드란 8세부터 17세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의 아동 수당을 카드로 지급하는 것이다.
자립펀드는 출생(0세)부터 고교 졸업(18세)까지 매월 10만원을 정부가 펀드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부모도 매달 10만원씩 입금할 수 있으며, 자녀는 성인이 되면 원금과 운용수익을 학자금이나 주택·창업·결혼 자금 등의 용도로 인출할 수 있다. 이때 증여세는 감면되고, 펀드 수익은 전액 비과세된다.
돌봄 대책은 현행 중위소득 150% 이하만 신청할 수 있었던 아이돌봄 서비스를 모든 가정에 제공하고 아이돌보미 돌봄 수당도 확대한 게 핵심이다. 미혼모·미혼부나 비혼 출산 가정에는 추가로 특별 바우처도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 정책은 부모 누구나 출산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을 쓸 수 있도록 보장한 게 핵심이다. 육아휴직 신청 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방안도 담겼다.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라면 매달 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저출생 관련 정책 수립·집행을 위한 부처인 ‘인구위기대응부’(가칭)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이날 오후 1호 공약으로 저출산 관련 패키지 대책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 “오늘 국민의힘이 급작스럽게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걸 어제 저녁에 긴급 뉴스로 들었다.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좋은 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고 그중 여야 간에 의견 일치하는 건 총선 끝나고 할 필요 없이 지금 즉시 입법하고, 추경 편성해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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