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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날리면’ 법원 선고 당일 대통령실 브리핑 현장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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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윤석열 대통령. ⓒ미디어오늘
▲MBC와 윤석열 대통령. ⓒ미디어오늘

대통령실이 MBC가 ‘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를 정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을 두고 입장을 밝혔던 브리핑 현장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의 전격적인 입장 표명에 애초 초점을 맞춘 보도가 나왔지만 관계자와 기자들이 얼굴을 붉힐 정도로 질문과 답이 오가고 관계자가 ‘뭘 알고 질문하라’는 감정적 반응까지 내놓는 등 현장 분위기가 심각했다는 것이다.

MBC 정정보도 판결에 대한 언론의 의문을 두고 대통령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백브리핑 현장이라 공식 촬영이 어렵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제약이 있었다면서 ‘살벌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오후 4시 이도운 홍보수석은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와 MBC의 정정보도 청구 소송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수석은 “법원의 정밀한 음성 감정으로도 대통령이 MBC의 보도 내용과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외교부가 밝혔습니다마는, 공영이라고 주장하는 방송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확인 절차도 없이 자막을 조작하면서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이어 “당시에 야당이 잘못된 보도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논란에 가세함으로써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 간에 신뢰가 손상될 위험에 처했던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판결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 잡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모적 정쟁을 가라앉히며 우리 외교에 대한, 그리고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소송의 주체는 외교부이고 그동안 여타 다른 사법부 판결에 대해 대통령실이 말을 아껴왔던 터라 이날 입장 표명은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은 공식 입장을 듣고 백브리핑으로 전환되자 입장 표명 배경부터 재판부 판결 내용 중 쟁점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한 기자는 “법원에서는 일단 감정 불가라고 나왔었는데, 그러면 정확하게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발언은 무엇이었고, 그다음에 또 하나는, 그동안 사법부 판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오늘 이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신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정보도는 보도가 허위일 때, 그리고 객관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인정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법원의 판결은 MBC가 허위 보도를 했고, 그로 인해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걸 인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첫번째 질문이었던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이 어떤 것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그 모든 걸 포함해서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묻는 거듭된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 서울 용산 대통령실 ⓒ연합뉴스
▲ 서울 용산 대통령실 ⓒ연합뉴스

특히 사법부 판결 내용 중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비속어를 쓴 것에 대해선 음성감정을 통해 사실관계가 인정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그런 발언 하신 걸로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라고 기자가 묻자 관계자는 “지금 질문하신 기자님은 판결문 어디서 받아봤느냐”고 따지는 반응을 내놨다.

기자가 거듭 감정 결과를 언급하는 질문을 하자 관계자는 또다시 “그 판결문 어디서 받아봤느냐, 공개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가 “공개됐는지 여부는 제가 잘 모르겠고요”라며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관계자는 “네, 알고 나서 질문하라”고 말했다.

해당 질문을 한 안홍기 오마이뉴스 기자는 통화에서 “그동안 김건희 여사 가족 장모 구속과 관련한 법원 선고 등에 대통령실 입장이 없었다. 해당 선고는 외교부 주체이기 때문에 외교부에서 표명을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대통령실이 현안 브리핑을 한다고 하면서 기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안 기자는 “판결문에서도 대통령 발언 진위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물었던 것이고 국회에 대한 비속어 부분은 사실관계로 인정된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최소한 그 부분에 대해선 유감 표명을 해야 되는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한 것”이라며 “그런데 엉뚱하게 판결문을 어디서 구했냐는 주제로 돌려버렸다. 사실상 질문을 차단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 기자는 “그동안 다른 사법부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이번에 이례적으로 판결에 대해 브리핑을 한다고 했으면 사실관계에 대해 준비를 해와야 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입장 표명이 이뤄진 배경을 묻는 질문에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현장이 냉랭해졌다.

또 다른 출입기자는 “당초에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외교부 차원에서 입장 표명이 있을 거다, 비슷한 질문이 반복될 수도 있겠지만, 외교부 차원의 입장 발표 선에서 마무리가 될 것 같다라고 저희는 알고 있었는데, 몇 시간 사이에 대통령실에서 전격적으로 입장을 발표하시게 된 배경이랄까, 이유가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관계자는 “왜 전격적인 발표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답했다. 기자가 “예상하지 못했으니까”라고 하자 관계자는 “기자 분만 예상하지 못한 것 아니예요? 우리는 아침부터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선고에 대해 의문을 표한 질문에 민감한 건 잘 알겠지만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질문을 했는데 답변이 감정적으로 흘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브리핑 형식상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 기자는 질문을 한번 하면 마이크가 넘어가서 질의응답을 주고 받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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