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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소재 대형마트들이 이달 28일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다.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제도에 따라 서울시 내 마트들이 2013년 2월부터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미영업을 한 지 11년 만이다. 서초구 지역 마트들이 설 대목을 앞두고 일요일 영업을 재개함에 따라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서초구로의 소비 이탈을 막기 위해 서둘러 의무휴업 요일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청은 17일 구내 대형마트·SSM의 의무휴업일을 기존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서 같은 주 수요일로 변경한다고 행정 고시했다. 서초구에는 이마트 양재점, 롯데마트 서초점, 킴스클럽 강남점 등 대형마트 3곳과 SSM 31곳이 있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해당 점포 34곳은 이달 넷째 주 일요일인 28일부터 문을 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 중 킴스클럽 강남점은 서초구와 별도 협의를 통해 휴무일을 수요일이 아닌 월요일로 정했다. 서초구는 지난해 말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서초강남슈퍼마켓협동조합·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협의해 상생 협약식을 열고 의무휴업제도 변경을 공식화했는데 이달 11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이번에 발표했다.
서초구의 의무휴업일 변경이 반가운 것은 설 대목을 앞두고 조기 시행됐기 때문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2월 9일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대형마트의 일요일 영업이 가능해지면 매출이 늘기 때문에 기대감이 존재했다. 서초구가 조기 시행을 발표하면서 서초구의 대형마트인 이마트 양재점과 롯데마트 서초점은 28일 손님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서초구와 체인스토어협회의 이번 협약에는 명절 연휴가 있을 경우 의무휴업일을 명절 당일로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2월에는 설날 당일 휴무가 예상된다. 원래 의무휴업일은 2월 둘째·넷째 수요일인 14일과 28일인데 14일은 영업을 하는 대신 설날 당일인 10일에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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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SSM의 의무휴업제도는 그동안 불필요한 규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2년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면서 의무휴업이 도입됐는데 제도 도입 취지인 전통시장 및 지역 상권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소비자들의 편리성만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내 대형마트가 휴업한 일요일의 인근 상권 생활밀접업종(외식업·서비스업·소매업) 매출액은 영업하는 일요일 대비 1.7% 적었다. 오히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 상권이 침체하는 규제의 역효과가 출현한 것이다. 특히 여기에 더해 팬데믹 이후 활성화된 온라인 장보기로 e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이 늘자 의무휴업제도가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서울에 앞서 다른 지역 지자체는 한발 앞서 마트의 의무휴업일을 변경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대구가 지난해 2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면서 일요일에 영업하는 마트가 등장했다. 당시 대구의 결정은 유통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큰 환영을 받았고 이후 청주시가 5월에 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에 동참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고객들에게 둘째·넷째 일요일을 영업일로 인식시키기 위해 마케팅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서초구는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장을 보러 오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구의 의무휴업 변경이 다른 지역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것도 유통가에는 희소식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서울에서는 동대문구와 성동구가 함께 평일 의무휴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에서도 먼저 결정을 한 동대문구의 경우 18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가질 예정인데 이후 진행에 속도가 붙으면 이르면 2월 중순에는 평일 휴업으로 변경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 서비스연맹 마트노조가 16일 동대문구청 앞에서 의무휴업일 변경 반대 집회를 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있어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 측은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뀌면 조합원들의 주말 근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서울 외 다른 도시에서도 의무휴업일 변경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규모가 큰 부산과 대전의 변화 가능성이 크다. 두 곳은 대도시로 대형마트가 많이 입점해 있지만 최근 인구 감소, 소비 둔화로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 규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부산에서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홈플러스 가야점·연산점·해운대점이 폐점했고 다음 달에는 서면점도 문을 닫을 예정이다. 대전에서도 상황이 비슷한데 2021년부터 홈플러스 탄방점·둔산점·동대전점이 영업을 종료했다. 여기에 더해 지역의 여론도 긍정적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지난해 말 마트 의무휴업에 관한 시민 의견을 조사한 결과 64.2%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필요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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