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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AI시대 개막] ‘사전 홍보’ 대신 ‘실리’ 택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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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 전경. 다음날 열릴 갤럭시 언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는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행사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변윤재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 전경. 다음날 열릴 갤럭시 언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는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행사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변윤재 기자

[미국 산호세=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공개를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산호세는 캘리포니아주에선 세 번째, 미국에서는 열 번째로 큰 도시인 것은 물론 미국 서부에서 손꼽히는 중심지다. 

그러나 도시 안에서는 갤럭시 언팩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지난해 갤럭시S23 공개를 앞두고 머소닉 오디토리움 인근에 현수막과 같은 홍보물을 부착하고 대대적으로 분위기를 띄웠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S24의 판매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잡은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행사장 인근) 지역은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조용한 분위기다. 이전에 언팩을 했던 곳들과 다른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언팩이 열리는 SAP센터는 중산층 거주지역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평일 낮임에도 오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고 한가했다. 

삼성전자가 사전 홍보를 포기하고 이 곳을 택한 이유는 가장 실리적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SAP 센터는 미국 아이스하키 프로팀인 산호세 샤크스의 홈구장인 동시에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곳이다. 3000명 이상의 인원을 소화할 수 있어 지역 내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해왔다.

매년 언팩 당일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사들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한 가운데 예기치 않은 상황들이 발생하곤 했다. SAP센터는 이러한 상황을 통제, 대처하기에 적합해 참석자들의 편의를 담보하기에 충분한 시설이다. 이처럼 ‘편의’까지 고려할 만큼, 삼성전자는 S24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신제품을 향한 기대를 방증하는 부분이다. 

행사가 열리는 SAP센터에서는 행사 전야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센터 외벽에는 ‘Galaxy Unpacked’이라는 문구와 세 개의 별로 이뤄진 S24 공식 홍보이미지가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센터 앞 계단부터 입구까지는 ‘삼성’, ‘Galaxy Unpacked’이 새겨진 작은 현수막이 즐비했다. 답사를 위해 찾은 인플루언서와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 전경. 다음날 열릴 갤럭시 언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는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행사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변윤재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 전경. 다음날 열릴 갤럭시 언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끼는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행사 막바지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변윤재 기자

하지만 어느 때보다 경계는 삼엄했다. ‘개막 효과’를 위해 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행사 리허설을 위해 진행요원이 배치돼 동선을 확인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행사나 신제품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삼성전자가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SAP센터로 언팩 장소를 바꾼 데 대해 업계에서는 ‘애플에 대한 도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와 약 10km 가량 떨어져 있어서다. 애플의 안방에서 애플보다 먼저 AI폰을 발표한다는 건 경쟁사에 대한 견제로도 읽힐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해석에 난색을 표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경쟁사를 굳이 의식한 행보는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술 리더십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초격차 기술’을 역설하며 기술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의 SAP센터행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산호세는 IT 혁신의 상징 같은 곳이다.

이베이, 어도비 등 업계에 한 획을 그은 IT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다. 인접 지역에는 애플, 구글, 엔비디아, 인텔, AMD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S24의 ‘기술’을 부각시키기 위해 테크기업이 밀집한 산호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전략과도 맥두드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상·하반기 플래그십 전략을 다르게 운영 중이다. S는 테크, Z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타깃층이 보완되게끔 해 갤럭시 이용자층을 넓히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이번 S시리즈는 특별하다. 모바일 사업이 반도체 부진을 메우고 있는데, S 시리즈의 성적에 따라 상반기 MX사업부의 실적을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충성 이용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는 현재,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야 한다. ‘모바일 AI의 새로운 시대 개막’이라는 언팩의 주제처럼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통해 게임체임저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AI폰은 올해 스마트폰 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오포, 샤오미 등도 AI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년 뒤인 2027년 AI폰 출하량이 5억2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5분의 1 이상이 AI폰으로 대체된다는 뜻이다. 시장 태동기인 올해 기선을 제압한다면 삼성전자는 향후 AI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에 설욕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를 찾은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 인플루언서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변윤재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SAP센터를 찾은 글로벌 미디어 관계자, 인플루언서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변윤재 기자

관건은 S24가 시장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느냐에 달렸다.

일단 온디바이스AI와 클라우드AI가 결합된 하이브리드AI를 기반으로 하는 점에서 S24는 전작과 비교해 진일보한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사내 업무용으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인 삼성 가우스가우스 일부 알고리즘을 모바일에 맞도록 경량화했다. 기기 자체에 AI 기능을 넣어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일부 기능은 서버를 활용한 강화작업을 통해 사용자 최적화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기능은 실시간 통화 통역이다. 

인터넷과 연결하지 않고도 다른 언어 사용자와 대화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1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기능은 아이폰, 레드미 등 경쟁사 스마트폰 이용자와도 쓸 수 있다. 이 밖에 AI로 문서 요약, 이미지 편집, 카메라, 검색과 같은 기능이 대폭 향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성능을 효율적으로 높이기 위해 ‘뇌’도 개선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엑시노스 2400이 병행 탑재된다. 엑시노스2400는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기능은 약 1.7배, AI 성능은 14배 이상 향상됐다. 이에 따라 고화질 그래픽과 반응속도가 중요한 게이밍 성능도 올라갈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한다. 이후 서울·뉴욕·런던·파리·베를린·바르셀로나·방콕·두바이 등 전 세계 주요 8개 도시에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를 통해 AI 기능을 집중적으로 알려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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