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원·달러 환율, 12.4원 상승 마감…장중 1346.70원까지 올라
中 경제 지표 다소 부진…“핵심 지표 개선 시그널 부족”
외국인 이틀동안 1조 넘게 순매도…“코스피·환율 상관관계 커보여”
원·달러 환율이 이틀 새 20원 이상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주도할 지배적 변수가 없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가 두드러진 증시 상관관계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4원 오른 1344.2원에 마감했다. 장중에 1346.70원까지 오르며 1345원선도 웃돌았다. 전날 11.6원(종가 1331.80원) 오른 것까지 고려하면 2거래일 동안 24원 급등한 것이다. 상승폭은 올해 첫 거래일인 이달 2일(12.4원 상승, 종가 1300.40원)과 같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했다.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변화가 신중하게 조절되고 또한 서둘러서 이뤄지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또다시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된 것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혔다.
더욱이 이날 중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것도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작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2%) 전망치보다는 높지만 국제통화기금(IMF·5.4%)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성장 목표치는 달성되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경기 정상화와 관련된 핵심 지표의 개선 시그널은 부재하고,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는 현실화됐으며 금융시장의 불안 장기화도 차이나 리스크를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시장을 주도하는 지배적인 변수가 뚜렷하지 않고, 달러는 상승하고 위험자산은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은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간 상관관계가 굉장히 큰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많이 파는 날에는 환율이 많이 오르는 등 상관관계가 굉장히 뚜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055억 원 순매도했다. 전날 4077억 원 순매도한 것까지 합하면 이틀 도안 1조 원 넘게 팔아치운 것이다.
백석현 연구원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조정, 홍해 지정학적 위기에 이어 중국 지표가 다소 부진하게 나온 것까지 복합적이지만 강한 변수는 없다”면서 “(환율 상승세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고 보고 있고, 심리라는 것은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오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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