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호 사건, ‘해직 교사 특채 혐의’ 재판중
‘조희연 구하기’ ‘내 편 구하기’ 움직임 다급
교육감의 신분으로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돼
이율배반적인 태도, 교육감 아닌 진영 옹호론자일 뿐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교육감이자 보수교육감 후보 분열의 최대 수혜자 조희연 교육감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18일에 예정되어 있다.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지난 2021년 ‘해직 교사 특채 혐의’로 재판받기 시작한 조희연 교육감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항소했었다.
조희연 교육감의 교육감직 상실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2016년 12월 27일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및 선고유예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선고에서 눈에 띄었던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어 25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었는데도 2심에서 판결한 선고유예가 받아 들여져 결국 남은 임기 1년 6개월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부분이다. 참 대단한 운이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다른 모양이다. 항소심 선고가 임박해오면서 ‘조희연 구하기’ ‘내 편 구하기’ 움직임이 다급해졌다.
지난달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100여명도 탄원서를 제출했고, 며칠 전 해외 지식인 124명이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320만명 교원을 대표하는 국제교육연맹도 조희연 교육감의 선처를 호소했다는 기사가 줄을 잇는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해직 교사 특채’가 법을 위반했는지 안 했는지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해직 사태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라고 주장하거나 조희연 교육감이 그동안 해온 공로를 인정해 달라거나 교육감 재량 범위 내 복직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며 온갖 그럴듯한 말로 합리화하고 있다. 전형적인 내 편 감싸기 화법이다. 내 편에 이로운 일을 했다면 불법도 괜찮다는 말인가.
조희연 교육감은 성공회대 교수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의 상임의장, 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을 한 서울특별시 최초의 3선 교육감이다.
그런 그에게 이념적 동지, 정치적 동지가 어디 한 둘이겠나.
조희연 교육감의 죄에 대한 유무는 재판부에 맡기면 된다. 그러나 이들의 외침이 조국 사태 이후로 더 두드러진 ‘자기 진영의 잘못은 무조건 감싸고 보는 행태’로만 보여 별로 감동이 없다.
재판부는 이런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서울특별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의 신분으로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라며 조희연 교육감의 죄를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는 시민들의 엄벌 촉구 기자회견 및 탄원서 제출도 재판 기간 내내 여러 차례 이어져 왔다는 사실도 재판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조희연 교육감이 이런 사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과거 그가 해왔던 행적이 그렇고 그의 주장이 그렇다.
특히 마르크스·레닌을 추종하는 그의 이념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그의 신념이 교육 정책이나 교육감으로서의 행보에 그대로 투영된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본인이 쓴 책에서 1968년 대규모 간첩단 사건이었던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과 1979년 공안사건이라 발표한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의 주역들과 80년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 대해 ‘비합법혁명전위조직’이라 칭하면서 교묘하게 현대 사회운동의 일환인 것처럼 포장했다.
2019년 인헌고 사태에서는 반일을 강요한 교사에게는 ‘정치편향 교육 없었다’라며 한없이 너그러웠고, 항의한 학생이 징계 당해도 침묵했다. 그가 보여준 이런 이율배반적인 태도 또한 교육감이 아닌 자기 진영 옹호론자일 뿐이다. 그런 사람이 인제 와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한다고 1인 시위하고 있으니, 누가 그를 학생의 인권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보겠는가.
그뿐인가 교사 3만 3000여명의 84.1%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추락시켰다는 의견에 동의했는데도 그는 이를 무시했다.
이 정도면 조희연 교육감이 불법을 저질렀건 말건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진영에 공을 세운 영웅 대접을 받을만하다. 그러니 당연히 그가 다시 사법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탄원서쯤이야 얼마든지 쓸 수 있지 않겠나.
조희연 교육감 구하기에 나선 이들에게 묻겠다. 서울특별시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불법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말인가.
글/ 박소영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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