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전문가들이 배우 이선균이 경찰에 출석했을 당시의 모습을 분석했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 수첩’에서 지난해 10월 언론보도를 통해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부터 12월27일 사망하기까지 70일을 조명했다.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이선균에 대한 간이 시약 검사(소변), 모발, 체모 정밀 감정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한 달 후 또다시 이선균을 소환했다.
이와 관련해 현직 경찰은 “검사 결과가 안 나왔으면 그게 수사의 끝이다. 언제까지 수사할 수는 없지 않나. 수사라는 행위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침익적 행위이기 때문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그 기간에는 투약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 결론 내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보학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실제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는지 봐야 한다. 이것이 유죄의 결정적인 증거인데 안 나왔다. 1, 2차 체모 검사에서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단계에서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는 게 맞다”라고 전했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에 대한 증거가 없음에도 총 세 차례 경찰서 앞 포토 라인에 섰다. 그는 3차 조사에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경찰 출석 영상에 대해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이 사람이 계속 ‘성실하게’, ‘진솔하게’라는 단어를 쓴다. 이 안에서 자신의 진정성이 잘 드러나질 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3차 조사는 19시간의 밤샘 조사 후 새벽 5시경 종료됐다. 수사를 마치고 나온 이선균은 늦게까지 기다린 기자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앞으로 경찰에서 저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1차보다는 3차가 조금 더 화가 나 있는 듯한 느낌이다. 또 처음으로 본인의 의견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보시고 판단해 달라고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본인이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해도 이 균형은 안 맞을 것 같다는 엄청난 공포가 3차 조사 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게 이 사람이 절망하게 된 요점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선균이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라는 말을 한다. 그 메시지만큼은 언론들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해서 나온 말일 수도 있다. 언론이 이 사람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는 본인이 모를 가능성이 없다”라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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