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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한미약품, ‘오너 일가 갈등’에 엇갈린 주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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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빅딜 발표 뒤 하락세…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강세

[인포스탁데일리=박광춘 ]

대대적 협업을 발표한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주가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빅딜 발표 뒤 OCI그룹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협업에 따른 시너지가 뚜렷하지 않을 거라는 스탠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면 경영권 분쟁이 예고되는 한미약품그룹 주가는 강세를 타나내고 있다.

16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79% 오른 5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11일 3만7300원에서 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9% 오른 34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미약품그룹 주가 강세는 이번 OCI와의 빅딜로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이슈가 촉발된 점과 관련 있다는 평가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 사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의 협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반면 임종윤 사장은 이번 거래에서 배제됐다. 그는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오너 일가 간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주가 강세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임주현 사장 측과 임종윤 사장 측이 서로 지분율을 높이려는 경쟁을 펼칠 게 뻔하고 자연스레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기에 시장에서도 지분 매입에 나선 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 측에 우군이 모일수록 주식 확보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이에 주가 강세는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너 일가 사이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이슈는 빈번하게 연출됐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가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5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연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조 고문은 오너 일가 3세이자 장남이다. 차녀 조희원 씨,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까지 힘을 실었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주당 2만원에서 20.35∼27.43% 할증해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이 소식에 1만5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단숨에 2만원을 돌파했다.

이 흐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이 반발하자 주가 강세는 더욱 거세졌다. 효성첨단소재가 조 명예회장의 백기사로 나서며 판을 키웠다. 주가는 2만2000원선에 달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만5000원 수준이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실패로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리자, 주가 또한 상승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OCI, OCI홀딩스 최근 3개월 주가추이 비교. 자료=네이버증권

한편 OCI그룹 주가는 반대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OCI홀딩스와 OCI 주가는 각각 9만6800원, 9만9700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46%, 2.76% 떨어졌다. OCI홀딩스 주가는 이달 초 11만원 수준에서 현재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OCI 주가도 마찬가지다. 한미약품그룸 주가와 달리 협업 공개 뒤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협업에 따른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평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OCI그룹이 최근 우호적 실적을 바탕으로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 실탄을 핵심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 인수에 썼다면 주가에 우호적 영향을 미쳤을 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헬스케어 부문에 관심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그 관심을 반영한 행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최근 주가 약세에 나타난 걸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OCI그룹은 2008년부터 바이오 부문 벤처기업 투자를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부광약품 지분 11%를 1461억원에 인수했다. 부광약품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2%% 빠진 7800원에 장을 마쳤다. 부광약품 주가는 OCI가 지분 인수 때 1만3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2년 동안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M&A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이는 부진한 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광약품은 2022년 약 2억3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 전환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218여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박광춘 p2kch@infostock.co.kr

인포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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