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입물가와 수출물가가 3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연말인 지난달 수입물가 역시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안정에 힘입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물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수입물가는 135.84(2015=100)로 전년 대비 8.2% 하락했다. 이는 2020년 8.7% 하락한 이후 3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계약통화기준으로는 9.0% 떨어졌다. 연간 수출물가지수 역시 116.36으로 전년(126.28)보다 7.9% 급락했다.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수출물가 또한 3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수입물가 하락세는 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기인했다. 지난해 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82.10달러로 전년(96.41달러)보다 14.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12월 기준 1303.98원으로 전월(1310.39원)보다 7원 가량 낮아졌다. 지난해 수출물가는 농림수산품이 8.8%, 목재 및 종이제품(-14.9%), 석탄 및 석유제품(-6.4%) 등 공산품이 2.3%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12월 한 달 간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7% 하락했다. 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7월부터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11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물가 가운데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4.6% 하락했고 중간재는 화학제품, 석탄·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4% 내렸다. 자본재는 전월보다 0.3% 오른 반면 소비재는 소폭(0.1%)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물가 역시 한 달 전보다 0.9% 하락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냉동수산품과 같은 농림수산품 수출가격이 전월 대비 1.7% 오른 반면 공산품 수출가격은 0.9% 하락했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가 0.8% 상승했고 석탄및석유(-6.0%)와 화학제품(-1.5%) 수출가격은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에 낮아졌다. 품목 가운데선 플래시메모리가 11.8%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디램(DRAM)은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편 홍해를 둘러싼 긴장 고조가 국내 수출입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홍해와 파나마 운하 등에서 중동 불안이 커지면서 운임료가 상승하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 수입물가 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하락은 원재료를 통해 수출로 나가면서 수출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향후 생산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홍해 이슈 등 중동 리스크는 아직 수출입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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