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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장기화하며 전 세계 기업공개(IPO) 조달액이 2022년 대비 33% 급감했다. 다만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소형 IPO가 줄을 이으며 IPO 건수는 8%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가 기준으로는 중국 시장이 주춤한 반면 미국과 유럽은 선전했다는 평가다.
EY한영은 15일 ‘2023년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에서 2023년 IPO 건수가 총 1298건으로 2022년(1415건) 대비 8%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달 금액은 1232억 달러로 1843억 달러였던 2022년 보다 33% 급감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의 IPO 시장은 위축됐다. 9월 이후 주목됐던 IPO가 연이어 무산되면서다. IPO를 철회 또는 연기한 기업 수는 전체 IPO 건수의 54%를 차지했다. 2014~2021년 평균 상장 철회율인 16.5%에 비해 급증했다. 고금리 장기화도 IPO 시장에 부정적이었다.
지역 별로 보면 미주에서 전년보다 15% 증가한 153건의 IPO가 성사됐다. 총 227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3배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732개 기업이 상장해 694억 달러를 조달했다. 2022년 대비 조달 금액이 44%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중국과 홍콩의 IPO 규모는 지속 감소했다. 유럽과 중동, 인도, 아프리카 지역은 413건, 311억달러를 기록했다. 건수는 전년보다 7% 늘었으나, 조달금액은 39% 줄었다.
산업 별로 보면 소비재 부문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IPO 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기술 부문은 미국 대형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었고,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들이 아직 벤처캐피탈 투자 단계에 머무르면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322억 달러를 조달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헬스케어·생명과학 부문의 IPO 규모와 금액이 중국과 미국에서 크게 감소했고,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기업 수가 2021년 이후 78%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성사된 IPO는 총 77건으로 전년(69건)보다 12% 증가했다. 조달금액으로는 전년보다 79% 감소한 27억 달러다. 2022년 1분기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효과에 따른 결과다.
박정익 EY한영 본부장은 “최근 금융 당국의 투자자보호 강화 조치와 금리 인하 가시화로 유동성과 수익성 전망이 개선된다면 투자자들의 심리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위험 요소가 여전하다”며 “올해 IPO를 추진 중인 기업은 공모가 책정에 신중을 기하고 재무제표, 현금흐름, 성장전략 등 펀더멘털을 구축해야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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