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9500만여명 혹독한 추위에 노출돼
난방수요 폭증에 28만가구 전기 끊겨 덜덜
맹추위 아이오아주 공화경선 흥행에도 찬물
미국에 매서운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혹독한 추위에 따른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기상청(NWS)은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대초원에서 내려온 북극 고기압이 미 서북부에서 중동부까지 덮치면서 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전역에서 모두 9500만명이 이날 자정 기준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파 경보와 주의보는 체감온도가 영하 17도(화씨 0도) 아래로 떨어질 때 발령된다. 특히 몬태나주와 노스·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영하 56도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혹독한 강추위가 예상됐다. CNN은 미 인구의 75% 이상이 앞으로 7일 동안 영하의 기온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강추위에 난방 수요가 치솟으면서 전력망도 위협받고 있다. 미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닷컴에 따르면 전기는 미 전역의 28만여가구는 전기가 끊긴 상태다. 오리건주 1만 6000여가구, 펜실베이니아주 4만 7000여가구, 미시간주 4만 2000여가구, 위스콘신 3만여가구, 뉴욕주 1만여가구 등이다.
인명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오리건주에서 추위와 관련해 3명이 숨졌다고 AP는 전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전날 한 캠핑카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불을 피우며 추위를 녹이던 중 밖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차를 덮쳐 화재가 발생했다. 여러 명이 차 밖으로 탈출했지만, 30대 초반의 여성 1명이 차 안에 갇혀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오리건주 레이크 오스위고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큰 나무가 쓰러져 주택을 덮치면서 집안 2층에 있던 한 노인이 숨졌다. 오리건주는 통상 겨울에 비가 내리고, 강추위와 폭설이 이례적인 지역이어서 이번에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뉴욕주 버펄로시 당국은 1∼2피트(약 30∼60㎝)의 적설량이 예보됨에 따라 주민들에게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NFL 플레이오프 경기도 악천후로 인해 연기됐다.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과 덴버 국제공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도 다수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폭설과 폭풍은 남부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아칸소와 미시시피 북부, 테네시 서부 일부 지역에 4∼6인치(10∼15㎝)의 눈이 예보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처음 열리는 아이오와주에도 한파와 폭설, 강풍이 동시에 몰아쳐 후보들이 일부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더욱이 후보 선출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15일 아이오와주 수은주가 영하 29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예보되면서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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