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지난 13일(한국 시간) 개막한 카타르 아시안컵은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의 네 번째 아시안컵이다.
첫 참가는 2011년 카타르 대회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인도전에서 1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준결승전서 고개를 떨궜다.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선 팀 준우승에 일조했다. 대표팀 에이스로 발돋움한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서 연장에만 2골을 몰아치는 등 맹활약했다.
호주와 결승전서도 극적인 동점골로 팬들 뇌리에 깊숙이 각인됐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개최국 골망을 출렁였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한국은 그러나 연장 후반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1-2 분패. 손흥민은 피치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전 3기에 나섰다. 하지만 무득점 빈공에 시달렸다. 한국도 8강에서 일격을 맞았다. 그 해 우승팀 카타르에 1-2로 석패해 조기 낙마했다.
이번 대회는 1992년생인 손흥민이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참가하는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올해 한국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손흥민을 필두로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공수에 걸쳐 뜨거운 폼을 자랑하는 유럽파가 그득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손흥민은 골키퍼 김용대(은퇴)와 더불어 아시안컵 엔트리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선수다.
올해 손흥민이 15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조별리그를 모두 뛰고 16강과 8강전까지 소화한다면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세우게 된다.
16경기에 나선 이영표(46)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따돌리고 아시안컵 최다 출전자에 오른다. 평소 태극마크를 향한 ‘진심’을 자주 보인 손흥민이다. 언행일치가 이뤄진 통계로 기억되기에 손색없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안방에서 열린 본머스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결승골을 꽂으며 팀 3-1 승리에 한몫했다.
본머스전을 마친 뒤 손흥민은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차출로) 한동안 팀을 떠나야 한다.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하나 국가를 대표하는 건 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시안컵을 향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컵 개최지인 카타르는 손흥민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파울루 벤투 현 UAE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핵심 공격수로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행에 한몫했다.
당시 ‘마스크 투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개막 약 한 달 전 안와 골절로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카타르 월드컵을 뛴 손흥민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환상적인 어시스트로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수비진 배후로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눈부신 ‘가랑이 패스’를 건네 결승골을 도왔다. 2-1 승리에 일조하며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공헌했다.
올해 한국축구는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한국은 1960년 이후 반세기 넘게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준우승과 3위를 각각 4차례 차지했을 뿐이다.
한국은 바레인과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E조에 묶였다. 15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시작으로 여정에 돌입한다.
16강 이후 녹아웃 스테이지를 고려할 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E조 1, 2위 팀은 16강에서 D조 1, 2위 팀과 만나는데 D조에는 한국과 더불어 강력한 우승후보인 일본이 속해 있다.
조 1위를 반드시 쟁취해 고생길이 아닌 ‘비단길’을 닦을 필요가 있다.
클린스만호는 최근 6연승으로 흐름이 나쁘지 않다. 출범 초기 ‘색깔 부재’ 논란을 조금씩 지우고 있다. 강한 전방압박을 바탕으로 공수 간격을 좁히고 이를 통해 간결한 역습을 완성하는 경기력이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한국은 바레인전 이후 오는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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