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상반기로 점쳐졌던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사실상 사그라들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이 당분간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현 기준금리(3.5%)를 유지할수록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치는 5.42%로 한 달 새 0.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2월(5.4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기 대출금리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10월(5.49%) 이후 1년 넘게 5%대를 유지하고 있다. 5%대 금리가 이처럼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현재도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고금리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중기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기업 비중은 작년 11월 기준 64.6%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개를 들었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일단 한 풀 꺾인 상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1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불식시켰다.
이에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깨도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질 경우 고금리 기조 속 대출 상환과 이자 부담이 누적돼 한계 차주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서다. 여기에 둔화세를 보여온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지난해 12월 3.4%로 반등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 인하 전망도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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