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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근의 슬금생] 금리 인하 시그널? 새해 내 대출… 고정ㆍ변동금리 무엇이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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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모든 금융활동은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 입니다. 삶을 보다 윤택하게 살고 싶다면 금융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금융이 가진 힘은 여기서 나옵니다. 힘들게 ‘존버’ 하는 세상에서 금융 치료가 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입니다. 금융과 친해져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금융 생활(슬금생)’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정책과 재테크 정보, 실생활에 필요한 돈 이야기 등을 소비자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전달합니다. ‘슬금생’을 통해 금융 문맹인이 금융인싸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금리인상 사실상 마무리,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금리인하 시그널?=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한 이후 8번째 동결입니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 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출을 앞두고 있는 차주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 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 할지 등 선택해야 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불활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아무도 해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 대출 상담을 진행하는 은행원도 금리 인하 시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을 회피합니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 몫입니다.

작년 말부터 시장에선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최근 시작한 주담대 온라인 갈아타기 등으로 대출금리 인하 요인이 많은 상황입니다.

11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8번째 연속 동결하면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종결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는 약 1년간 포함됐던 추가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 이라는 문구가 빠졌습니다. 3개월 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5명 모두 연 3.50%를 제시하며 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번 금통위(지난해 11월)에서는 연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4명으로 연 3.50%를 유지해야 한다(위원 2명)보다 많았습니다. 불과 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바뀐 것 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채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진것으로 판단한다”고 발언해 기준금리 동결 내지는 하락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렸습니다.

이달 출시한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도 대출금리 하락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시행된 첫날 카카오뱅크는 한도가 소진돼 신청이 중단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를 갈아타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0.7%포인트 금리 낮춘 상품을 내놨습니다. 혼합금리의 경우 상·하단 모두 연 3%대(3.49~3.82%)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최저 연 3.65% 금리 수준을 제공해 대출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시중은행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습니다.

◇3억 원 대출, 고정금리 선택하면 연간 201만 원 이자 절감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시그널은 알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어떤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지 입니다. 금리가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일정기간(5년) 유지되는 고정금리냐, 6개월마다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를 재산정하는 변동금리냐를 두고 눈치 작전을 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금리 방식에 따라 주기적으로 차주가 납부할 원리금(원금+이자)도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12일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38~5.45%로 나타났습니다. 변동금리는 연 4.05~6.23%로, 고정금리보다 0.67~0.78%포인트(p) 가량 높습니다.

하단 평균금리 기준으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67%포인트 낮습니다.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로 3억 원을 빌린 차주는 연간 201만 원(3억 원 X 0.67%)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높습니다. 고정금리는 은행이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까지 고려해 금리를 더 높게 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이자와 원금을 납입해야 하는 주담대 특성상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담대 고정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며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금리 보다 낮은 ‘역전’이 발생한 것인데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정형 주담대는 5년 만기 은행채(AAA·무보증) 금리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의 평균 금리는 반년 전인 지난해 6월말 4.256%에서 이달 9일 3.816%로 0.5%p가량 떨어졌습니다.

반면,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됩니다. 코픽스는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입니다. 코픽스는 반년 전인 지난해 6월 3.70%에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1월 4.0%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정·변동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와 코픽스가 다른 방향을 그리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이유로 당장은 주담대의 고정금리 차주들이 먼저 금리 하락폭을 체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달 전의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코픽스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 금리보다 더디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코픽스가 연중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달 15일 발표되는 코픽스는 연말 예금금리 하락세가 반영되며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변동금리 선택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4월, 10명 중 8명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며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고정금리 선택 비중은 56.7%, 변동금리는 43.3%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무조건 적인 금리 인하를 예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것이 아니고 동결 상황이 계속되며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리인상 필요성은 없다면서도 조기 금리 인하는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는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큽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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