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등 각종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명 ‘적격’
1심 징역 3년 황운하·뇌물수수혐의 노웅래 ‘적격’
친명 지역 도전장 낸 비명 원외…줄줄이 ‘부적격’
임혁백 공관위원장 “도덕·청렴성 갖춘 후보 공천”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검증위)의 심사 기준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예비후보들이 대거 ‘적격’ 판정을 받은 반면, 친명계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진 후보들은 ‘부적격’ 심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공정 검증을 예고한 검증위의 다짐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오후 예비후보 검증 통과자 89명의 명단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검증위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모집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위증교사 의혹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도 총선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내렸다. 22대 총선 공천권을 당대표가 쥐고 있는 만큼 세밀한 검증은 사실상 생략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당대표를 누가 촘촘히 검증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즉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은 황운하 의원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노웅래 의원도 검증위의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 당규 11조에는 ‘뇌물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는 자’ 등은 피선거권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검증 기준 강화를 다짐한 검증위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던져지는 대목이다.
지난 2018년 현역 의원 시절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용주 전 의원도 검증위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음주운전 적발 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 공동 발의에 참여하고 자신의 SNS에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샀다.
심사 기준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검증위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장남 문석균씨를 적격 판정했다. 그러나 문씨는 지난 총선에서 문 전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 도전했다가 공천에서 배제됐고, 이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례가 있다.
형평성 논란은 검증위가 김윤식 전 시흥시장을 ‘부적격’ 처리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지난 총선에서 김 전 시장은 민주당의 조정식 사무총장 단수 공천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을 뿐인데, 검증위는 이를 ‘경선 불복’으로 보고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이다.
김 전 시장은 비명계로, 조 사무총장은 이 대표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조 사무총장은 현재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민주당 총선 지휘부로 활동하는 친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이 있다. 이 전 구청장이 출사표를 낸 곳은 현재 당 검증위원장인 김병기 사무부총장 지역구다. 김 부총장은 공관위 간사를 맡고 있다.
친명계 몇몇 인사들은 검증위나 공관위 단계에서 문제가 될 소지의 전력이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들에 대한 처분 결과에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친명계로 꼽히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과거 성희롱 발언 논란이 불거져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고 있다. 징계 수위에 따라 공관위 단계에서 컷오프(탈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명 원외 모임 공동대표로 비명계를 향한 집단 비난에 앞장서왔던 강위원 당대표 특보도 성희롱 전력 논란과 함께 음주운전·무면허운전 전과가 있다. 그러나 강 특보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일정 부분 시인하면서도 모두 법이 시행되기 전의 일인 만큼, 소급적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특보는 지난 9일 검증위에 예비후보 신청을 냈지만, 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공관위 1차 회의에서 “(공관위는)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후보와 이기는 민주당이 되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며 “구태정치를 근절하는 공천과, 친명도 비명도 반(反)명도 없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공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 중인 예비후보는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추후에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그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바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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