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포스코를 이끌 수장 자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3연임이 무산되자 곧바로 나머지 후보군으로 시선이 이동했는데요. 그간 하마평에 올랐던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철강 분야 경험이 없는 권 전 부회장이 철강이 주력인 포스코그룹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쟁쟁한 후보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를 22명으로 압축했습니다. 후추위는 최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3연임이 무산되면서 차기 회장을 물색하기 시작했는데요.
후보자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내부 평판조회를 거친 ‘내부 롱리스트’ 7명과 ‘외부 평판조회대상자’ 15명 등 입니다. 내부 롱리스트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외부 평판조회대상자로는 권 전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사장,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사장 등이 거론됩니다. 16일까지 평판조회를 통과한 외부 인사들은 17일 확정되는 ‘외부 롱리스트’에 포함됩니다.
1월 말엔 다시 후보군을 5명 정도로 압축한 ‘숏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후보들의 실명은 이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월엔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는 ‘파이널리스트’를 이사회에 제출합니다.
박희재 CEO후보추천위원장은 “현재 모든 과정이 작년 12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오는 1월 말까지는 심층 인터뷰 대상 최종 후보자들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스호스’ 떠오른 권영수 전 부회장
현재 포스코는 위기 관리 능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맞았기 때문이죠. 올해 포스코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부동산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지난해 말부터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상승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1년 전보다 17% 오른 11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철강 최대 수요처인 국내 및 중국의 부동산·건설 분야도 올해 부진이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철강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죠.
포스코그룹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리튬 사업 역시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니켈 등 2차전지 핵심 광물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죠.
하지만 리튬과 니켈 가격은 지난 2022년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에 있습니다. 업계에선 리튬과 니켈 가격이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하락세가 지속 중이고 중국 배터리 셀 재고 수준과 아프리카 광산 개발 가속화 등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반등은 힘들 것”이라며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리튬 가격 가정을 기존 톤당 3만달러에서 톤당 2만5000달러로 변경하 리튬 사업 가치도 기존 7조7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하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포스코그룹 회장의 위기 관리 능력과 전문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후보가 바로 권 전 부회장입니다. 후추위는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권 전 부회장이 평판조회 동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며 후보군에 포함된 것이 기정사실화된 모양새입니다.
권 전 부회장은 LG그룹 내에서 경영능력을 수차례 입증받은 바 있죠. 지난 2008년 LG디스플레이 CEO 자리에 올라 현재 회사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지휘했습니다. 지난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LG그룹의 초기 배터리 사업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다시 2021년부터 LG화학에서 분사된 LG에너지솔루션을 안정화 시키는 데 기여했죠.
다만 걸림돌도 있는데요. 권 전 부회장이 후보군 중 유일하게 포스코그룹이나 정·관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라는 점입니다. 권 부회장은 포스코 그룹에 몸담았던 적이 없고,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 사업을 다뤄본 적도 없죠.
하지만 포스코그룹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가 철강 분야가 아닌 배터리 소재,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쪽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배터리나 OLED 등 신사업 기업을 이끌어본 권 부회장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 내부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이끌어 나갈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내부 후보군은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외부 후보군도 주목해야할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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