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거짓말로 속이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고 초과근무 수당(시간 외 근무수당)을 챙겼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의 ‘서울특별시 정기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이 2019년 5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서울시에서 일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200여 명의 부패 행위를 확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소속 공무원 21명은 병가·공가를 쓰고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공무원 근무 규정상 해외여행 목적 등 개인 휴가를 보내려면 연가를 사용해야 하지만, 거짓말을 하고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병가를 사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근무지 무단이탈로 간주한다.
감사 과정에서 적발된 한 공무원은 질병 치료 차 6일간 병가를 냈으나, 실제론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또 다른 공무원은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공가를 승인받고선 프랑스로 떠났다.
직위해제 기간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공무원도 있었다. 해당 공무원은 심지어 남은 연가일수를 초과, 싱가포르(8일), 아랍에미리트(15일) 여행을 즐겼다.
허위로 시간 외 근무 수당을 챙긴 공무원은 198명이나 됐다.
이들은 근무지를 이탈해 바깥에서 저녁 식사를 하거나 헬스장 등에서 운동하는 등 개인 용무로 시간을 보내놓고, 다시 복귀해 마치 해당 시간대 근무를 한 것처럼 속였다. 이들이 허위로 타낸 총 부정 수령액은 25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접대나 선물을 받는 등 청탁 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한 공무원도 여럿 있었다.
토목직 공무원 2명은 직무관련자와 국내외 골프 여행을 수차례 다니며 항공권·숙소 등 예약을 제공받고, 현금이나 명절 선물도 따로 챙겼다. 시설직 공무원 9명도 비슷한 식으로 대가를 얻어 국외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감사원은 이 내용을 보고서에 담아 오세훈 서울시장에 전달, 해당 공무원에 대한 조사 후 적정한 조처를 하도록 통보했다. 특히 금품 등을 수수한 공무원 2명에 대해선 강등·정직 등 중징계 처분을, 골프 여행을 다녀온 9명에겐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른 조처를 내리라고 했다.
상황이 이래지자, 서울시는 감사원이 발표한 정기 감사 결과에 따라 “해당 공무원을 엄중히 문책하고 고강도 청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또 해이해진 공직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진행 중인 본청, 사업소, 투자 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한 ‘100일 특별감찰’ 등 직무감찰을 통해 문제가 적발된 공무원은 예외 없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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