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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강세로 마무리되면서 새해 기대감을 키웠던 국내 증시가 주춤하다. 기대를 받았던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2540.76으로 마감됐다. 이는 전일 대비 0.07% 하락한 것으로 이달 3일부터 7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연초 효과가 무색하게 부진한 상황이다.
코스피 대형상장사의 실적 우려가 부상하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코스피 지수를 견인했던 삼성전자의 부진이 뼈아프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어닝쇼크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3일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3% 감소했다.
여기에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지분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한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시장을 주도했던 실적 기대감이 꺾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물론 올해 증시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도 이달 증시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은 있었다. 연말 증시가 호황이면 1월엔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12월은 새해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달 증시 부진이 일시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 호재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주였는데, 현재 코스피 지수 하락세는 반도체 관련 대형사의 실적 부진 우려가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이달 10일까지 수출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으며, 작년 6월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대중 수출이 반등하는 등 긍정적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어닝쇼크에 따른 투심 저하를 극복하지 못하고 11일 코스피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더구나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기가 상반기보다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증시에 부담이 된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으나, 금리 인하는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며 “적은 긴축은 인플레이션 고착화 및 추가 금리 인상을 유도, 과도한 긴축은 신용 경색을 야기해 양방향 모두 경착륙으로 이어질 위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핵심은 반도체다. 반도체 기대감이 가시화되는 시점이 중요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느리지만 반도체 업황은 바닥을 지나 개선 중”이라며 “상반기 금리인하 사일클로 진입한다면 연말부터 본격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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