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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재벌은 없었다…정용진 재벌인가, 셀럽인가 [이슈크래커]

이투데이 조회수  

정용신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시스)

“형 오늘 이거 먹는다”

맛있는 음식을 공유하는 형이 있습니다. 때로는 쇼핑 목록과 레저 생활도 공유하죠. 나만 믿고 한번 먹어보라는 자부심 넘치는 ‘맛잘러’의 면모를 뽐내는데요. 그런데 이 형, 보통 형이 아닙니다. “형”이라고 거리낌 없이 부르고 싶지만 쉽지 않은 너무 큰 형인데요.

신세계그룹 부회장, 프로야구 SSG 랜더스 구단주, 또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속 ‘용진이 형’이란 다양한 호칭의 소유자. 정용진 부회장 이야기입니다.

“너희도 한번 먹어 봐”…경쟁사 제품도 문제없다

(출처=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용진이 형’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난데없이 노브랜드 버거 경쟁사인 KFC가 떡하니 박혔는데요. 단순 소개를 넘어 강력 추천이 뒤따랐죠.

정 부회장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저녁으로 KFC를 먹는다”라며 “후배가 여기 사장으로 온 뒤 많이 바뀌었다, 한번 먹어봐라”라는 글과 함께 제품 사진을 올렸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KFC 치킨과 코울슬로, 콘샐러드 등이 담겨 있는 치킨 박스가 담겼죠.

정 부회장이 언급한 ‘후배’는 신호상 대표이사로 추측되는데요. 신 대표이사는 과거 신세계그룹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에서 디지털 마케팅 담당으로 함께한 바 있습니다.

‘용진이 형’의 추천 게시글에 신 대표 또한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요. 정 부회장의 게시물 댓글로 “형님. 진심으로 감사하다. 충성. 더 맛있고 더 멋진 KFC 꼭 만들겠다”라며 해시태그로 ‘용진이형은용진이형이다’를 달았습니다.

또 신 대표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와 진짜 이런 일이. 어제 용진이 형님이 KFC 포스팅을 해주시고 딜리버리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라며 “진짜 감사합니다. 형님”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용진의 형’의 추천이 매출 증대까지 이어졌다는 그야말로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었죠.

이번엔 엔터사로…“형, 오디션 보러 왔다”

(출처=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종횡무진’. 정말 바쁜 행보입니다. 후배의 사업을 챙기던 ‘큰 형’ 정 부회장은 이제 자신을 뽐내러 떠났는데요. 바로 ‘광야’의 한가운데에 모습을 내밀었죠.

정 부회장은 10일 오후 6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M엔터테인먼트 방문기를 포스팅하며 ‘형 SM에 오디션 보러 왔다. 응원해줘’라는 글을 게재했는데요. ‘SM엔터테인먼트는 YJ(용진)를 환영합니다(SM Entertainment Welcomes YJ)’라는 격한 축하 문구가 새겨진 스크린이 눈에 띄었죠.

정 부회장의 SM 입성 소식에 댓글 창도 들끓었는데요. 초조하게(?)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던 동생들에게 이내 슬픈 소식이 전달됐죠. 그로부터 2시간 후 정 부회장은 세상 우울한 표정의 셀카를 올리며 “형 오디션 떨어지고 나오는 길에 키님 수호님에게 위로받고 근처에서 생삼겹, 아구찜 먹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ㅠㅠ”라고 덧붙였는데요.

동생들은 “스타 놓친 SM”, “그냥 인수하시죠?”, “오디션 현장 공개 원합니다”, “다른 엔터사도 갑시다”라며 위로를 전했습니다.

확실한 홍보 창구…‘연일 화제’ 기사화 비꼬기도

(출처=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정 부회장의 ‘용진이 형’ 면모는 매번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가 올린 메뉴도 추천도 매번 기사화가 되고 있죠. 그의 인스타 팔로워 수는 83만 명을 넘어섰고, 게시물마다 ‘좋아요’가 만 개 이상이 달리는데요.

8월에는 인스타그램 활동 중단 소식에 여러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포스팅 못 올린다”라는 정 부회장의 공지글은 순식간에 퍼졌고, 동생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졌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정 부회장은 1시간 뒤 재차 “진짜 안 올린다. 혹시나 하고 기다리지 마라”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내 5시간 만에 활동 중단을 번복했죠. 활동 중단 기사를 게재하며 “이 인간아 내 당분간은 12시간이다”라고 앞선 내용을 부정한 뒤 다시 활발한 ‘용진이 형’으로 돌아왔는데요. 이후에도 정 부회장의 게시글이 기사화가 되면 해당 기사를 피드에 올리며 저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회사 홍보 창구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SSG 랜더스의 ‘2022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감사 인사로 ‘쓱세일’을 예고할 때도 가장 빠른 소식창구가 바로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이었습니다. “용진이형이 쏜다”라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왔고, 그야말로 ‘쓱세일’은 대박이 났죠.

2019년에는 SBS ‘맛남의 광장’ 방송 중에 백종원이 못난이 감자 30톤과 해남 왕고구마 450톤 구매를 부탁하자 즉석에서 사들이는 통 큰 면모도 보였는데요. 이때도 역시나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못난이 감자를 활용한 감자 옹심이와 고구마 맛탕 요리 사진을 올리며 이를 홍보했죠. 방송 시너지와 통 큰 면모, ‘내돈내산’ 요리가 콜라보를 이루며 해당 특별 판매도 완판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득이 있다면 실도 존재…SNS 소통 총수들 늘어

(신태현 기자 holjjak@)

물론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 부회장의 활발한 소통에 따라오는 ‘실’도 분명히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멸공’ 발언이죠. 멸공 발언을 둘러싸고 정재계 논란이 이어졌고, 정 부회장은 게시물을 삭제했는데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이로 인해 신세계그룹 계열사 주가에도 파장이 미치자 정 부회장은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죠. (물론 정 부회장 관련 없음을 명시) 하지만 이후엔 정확한 ‘멸’ 대신 ‘ㅁ ㅕ……ㄹ’이라는 글로 대신하는 뚝심도 보여줬습니다.

정 부회장의 친근하고도 자유로운 인스타그램 활용에 같이 발을 담근 동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최태원 SK 회장 또한 8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며 일상생활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DL그룹(옛 대림) 4세인 이주영 씨는 팔로워가 1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데 요. 일상 공개보다는 명품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죠. 하지만 이 수익 중 일부는 기부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친근한 활동이 ‘재벌’이 주는 이미지를 뒤바꿨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실제 과거 재벌들은 정경유착, 재산 다툼, 깨끗하지 못한 사생활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두드러졌죠.

이처럼 그간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왔지만, 온라인상에서 소통하며 친밀도가 높아진 것이 재벌의 긍정 평가로 이어졌다는 건데요. 진짜 실제로 멀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가까워지고 있는 ‘큰 형님들’. 이 긍정적인 변화가 당연한 흐름이 될 수 있을까요?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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