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물감을 푼 듯 강물이 푸르스름하게 변했다. 물고기도 집단 폐사했다.
경기도 평택시 일대를 흐르는 진위천 등 하천 7.4㎞ 구간에 유해 물질이 유입돼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YTN이 11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평택에 사는 일부 주민은 10일 오전 진위천, 관리천 일대가 오염된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물고기가 떼죽음하면서 악취까지 진동했다고 한다.
사태 파악에 나선 평택시는 지난 9일 밤 진위천 인근인 경기 화성시 양감면의 한 창고에서 난 화재 여파로 하천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불이 난 창고엔 에틸렌다이아민 등 제4류 위험물(인화성 액체)이 보관돼 있었는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이 물질이 소방용수와 섞여 하천에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에틸렌다이아민은 부식성이 있는 피부 독성 물질로, 몸에 흡수되면 알레르기 반응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직접 닿는 것을 삼가고, 취급 시 보호복, 장갑 착용 등이 요구된다.
평택시는 화성시, 소방당국과 함께 긴급 방제 작업에 돌입,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하천 인근에 방제 둑을 설치했다. 오염수가 다른 곳으로 흐르지 못하게끔 막기 위해서다. 이미 오염된 물은 폐수 운반차 등을 현장에 투입해 최대한 제거할 계획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YTN에 “둑을 쌓는 작업을 10일 낮부터 야간까지 진행했다”며 “오늘(11일)도 방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염이 발생한 진위천 등 일부 구간은 국토보전·국민경제상 중요한 하천으로 평가돼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곳이다. 주요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해당 하천물은 농업용수로 활용되며, 안성천, 아산호를 거쳐 서해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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