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쏟아지는 선심 정책, 뒷감당되나> <주거 안정 위한 부동산 규제 철폐> 윤석열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발표에 따른 조선일보와 한국경제 사설 제목이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1·10 부동산대책’에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종합일간지들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반면 경제지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과거 여당이었을 때 부동산 대란을 일으킨 것을 반성하는 의미로 부동산 규제 철폐에 적극 동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 다주택자를 부도덕하게 보고 징벌적 과세하면 그 피해는 서민들이 본다. 이런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들, 임차인들이 혜택을 입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1·10 부동산대책’ 중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로 총 95만 채를 도심에 공급하기로 했다. 준공 30년이 넘으면 안전진단을 받지 않고 재건축에 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면 재건축 기간이 최대 6년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앞으로 신축 소형 주택, 미분양 주택을 사면 세금 부과시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한다.
조선·동아 “총선 다가오자 뒷감당 힘든 선심 정책만 난사”
조선일보는 <거의 매일 쏟아지는 선심 정책, 뒷감당되나> 사설에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책들인데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대통령을 통해 ‘깜짝’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불량 노후 단독주택 밀집 지역 재개발은 시급하다”면서도 “하지만 지은 지 30년밖에 안 된 아파트를 부수고 재건축한다는 것은 세계에 없을 국가적 낭비다. 이마저 안전 진단도 없이 한다니 상식에 맞지 않는다. 아파트를 주거가 아니라 돈 버는 투기 수단으로 여기는 세태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건설사 PF 부실, 주택 거래 부진 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으려는 정부 입장은 이해되지만 지금은 지난 수년간 누적된 ‘미친 집값’의 거품을 빼야 하는 시기다. 정부가 투기 수요를 부추기면 ‘영끌 빚투’가 재현될 수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른 상황에서 총선이 다가오자 근본적인 국민 신임 회복 조치는 없이 뒷감당 힘든 선심 정책만 난사하듯 던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도 <‘30년 이상’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투기 불씨 경계해야> 사설에서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투기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일이다. 다분히 총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도 <‘재건축 기간 단축’ 공급 확대 필요하나 시장과열 경계해야> 사설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건설사에 일감을 주고 건설경기도 띄우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한경·매경·파이낸셜뉴스 “민주당 어깃장 놓지 말라”
반면 경제지들은 부동산 규제 철폐를 환영한다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11일 자 경제지들이 쓴 사설이다.
한국경제 : <주거 안정 위한 부동산 규제 철폐, 민주당도 결자해지 나서야>
매일경제 : <尹 “재건축 기간 6년 단축”…공급 확 늘려 청년 집 걱정 덜어줘야>
파이낸셜뉴스 : <획기적 재건축 규제완화에 野 어깃장 놓지 말라>
서울경제 : <재건축 절차 간소화…주택 공급 확대 위해 규제 철폐 속도 내라>
디지털타임스 : <尹 “재건축규제 확 풀겠다”… 총선용 아니라면 野 설득 나서야>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에선 부동산 관련 이익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가해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폭등시킨 바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윤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관련 세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관건은 국회다. 총선에 따라 의석수가 어떻게 달라지든,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여당이었을 때 부동산 대란을 일으킨 것을 반성하고 부동산 규제 철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뉴스도 “야당은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 추진에 어깃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결국 좋은 정책조차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특히 건설사업은 시간을 질질 끌다가는 ‘10년이 하세월’이 되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도 “지난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을 주택 가격 상승의 ‘원흉’으로 보고 안전진단 문턱을 크게 높이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재건축 아파트의 희소가치만 높여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치솟는 모순된 현상을 초래했다. 다주택자를 집값을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들로 보고 종합부동산세 등 징벌적 과세에 치중했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오죽하면 ‘민주당이 집권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효과만 각인시켰을 뿐”이라며 “이번 주택 규제 완화는 집값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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