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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에 ‘흔들’…저축은행, 정말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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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액 16위의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을 하면서 금융권 전체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불안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은 바 있는 저축은행업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죠. 저축은행들은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도 다른 업권 대비 높아 금융소비자들의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과거 부실 사태 이후 고강도 PF 대출 규제를 적용받고 있고 태영건설에 대한 PF 투자 비중이 높지 않아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로부터 안전할까요? 


시행사? 시공사?…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왜?

우선 워크아웃이 뭘까요? 뭐길래 자꾸 금융사들 줄도산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까요? 워크아웃은 단순하게 얘기하면 부도의 전 단계를 의미합니다. 부도는 은행 거래가 정지된다는 것이죠. 기업이 돈을 갚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워크아웃은 회사가 부도가 나기 전에 신청을 해볼 수 있는 기업 개선 절차입니다. 만일 돈을 회사에 빌려준 사람들, 즉 채권단 75%가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시작되는 것이고 동의가 안 되면 기업은 부도처리가 되고,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설사 워크아웃 신청이 왜 저축은행들의 위기설을 고조시키고 있을까요? 이는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함께 언급되는 부동산 PF 때문입니다. 부동산 PF란 아파트든 상가든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는 빚을 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빚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빚은 주로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받게 됩니다. 통상 시행사의 경우 단순 계획(프로젝트)만으로 대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1금융권에서는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캐피탈·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PF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영건설은 시공사입니다. 시행사가 세워둔 계획에 따라 집을 짓는 곳이죠. 시공사? 시행사? 시공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왜 시행사한테 돈을 빌려준 저축은행이 문제지?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태영건설이 부동산PF 사업을 위해 간접적으로 금융사에서 차입한 금액(보증 채무)도 익스포저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즉, 보증 채무는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아닌 시행사가 받은 PF대출이지만 태영건설이 보증을 서 사실상 태영건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되는 것입니다. 

태영건설은 금융사에서 직접 빌린 금액보다 보증 금액이 8배나 많은데요. 태영건설이 직접 빌린 금액은 1조3007억원이지만 보증 채무의 경우 9조1816억원입니다. 이 중 저축은행은 733억원으로 전체 비중으로 보면 0.8%, 2금융권(1조6961억원)만 보더라도 4.1%에 불과합니다. 

저축은행 연쇄 부실 왜 나올까?

0.8%에 불과한데 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저축은행 부동산 PF 문제가 솔솔 나올까요?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입니다.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죠.

저축은행 부동산 PF 대출 잔액 및 연체율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업권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출 잔액 규모는 은행이 44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 뒤를 보험사가 43조3000억원 이었습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9조8000억원으로 은행 대비 현저히 낮은 금액입니다. 

금액은 은행과 보험사가 더 많고 태영건설의 보증채무액도 적은데, 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부실뇌관으로 꼽힐까요? 단순히 13년전 부동산 투자 위기를 이기지 못해 저축은행이 줄도산했던 때의 악몽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일단 표면적 이유는 연체율 때문입니다.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투자금액은 크지만 연체율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은행은 0%, 보험사는 1.11%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나 사업성이 좋은 곳들 중심으로 대출을 했기 때문이고요.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은 5.56%로 2022년 말까지만 해도 2.1% 수준이었으나 2023년 1분기 말 4.1%에서 2분기 말 4.6%, 1년 9개월새 배가 뛰었습니다. 연체율이 13.85%로 가장 높은 증권사 다음이 저축은행인 것입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업권 대비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이 큰 편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중 고위험 PF 사업장 비중은 29.4%로 은행(7.9%) 여신전문금융회사(11.0%) 보험사(17.4%) 증권사(24.2%)보다 높습니다. 전체 부동산금융 중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와 후분양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5%, 65%에 이를 정도로 취약한 구조이기도 하고요.

업계 문제없다지만…”건설침체땐 유동성 위기”

저축은행업계는 금융업권 중 가장 깐깐한 PF 대출 감독과 규제를 받고 있어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입니다. 차주 자기자본 조달 의무가 없는 캐피탈사, 증권사와 달리 저축은행은 PF대출 사업장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해야만 저축은행이 PF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및 법인에 한해서는 각각 여신 한도도 50억원, 100억원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또 부동산 PF의 경우 일반 대출 처럼 취급과 동시에 모두 실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 대출 규모는 정해져 있지만 공정률 등 진행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출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A저축은행이 100억원짜리 PF대출 사업장에 10억원 대출을 해준다고 가정하면, A 저축은행은 전액을 한 번에 내어주지 않습니다. ‘철근 작업’, ‘시멘트 작업’ 같이 공정이 진행되어야 대출이 나가죠. 따라서 만일 PF대출 사업장이 부실 징후가 보인다면 A 저축은행은 바로 자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태영건설에 직접적으로 대출을 내어준다거나, 태영건설이 시공을 주도한 사업장에 대출을 해주거나 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이미 과거에 저축은행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어느 금융회사보다 안전장치를 몇 단계로 걸어 관리하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적극 진화에 나섰습니다. 오 회장은 지난 3일 범금융신년인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업권에서도 건설 관련 시장 우려가 가장 크다”면서도 “저축은행은 태영건설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유도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지만 부동산 PF 관련 섹터에 대한 시장 경계감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면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큰 금융회사의 경우 건전성 저하로 펀더멘탈 훼손이 우려되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또한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태영건설로부터 시행사들이 자금회수가 안되면 그 시행사가 또 다른 시공사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그렇게 되면 다른 시공사 또한 부실화되면서 건설경기가 전체적으로 안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자금 회수가 안될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의 위기가 올 수 있는데, 지금 저축은행들이 예금과 대출을 줄이면서 유동성 또한 많이 안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들의 자본 여력이나 충당금 적립 등을 봤을때 PF 대출 부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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