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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AI 반도체 수급난’ 中 IT업체들, 궁여지책으로 PC용 칩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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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규제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급난에 시달리는 중국 IT(정보기술) 기업들이 궁여지책으로 개인용 컴퓨터(PC)용 엔비디아 칩을 용도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공장 관리자 및 칩 바이어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각지 공장과 작업장들에서는 매달 수천개의 PC 게임용 그래픽 카드에서 핵심 부품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분리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해서 분리된 GPU는 AI용 기판에 장착돼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거대언어모델(LLM)훈련 등에 사용된다. 이는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규제로 인해 AI 반도체 수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IT기업들이 생각해 낸 궁여지책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PC용 그래픽카드의 GPU 역시 AI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지만 칩 간 통신 속도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AI 반도체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한다고 FT는 전했다. 그리고 단순히 많은 칩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 IT산업 전문 리서치 기관 86리서치의 찰리 차이 연구원은 “이는 미국의 수출 통제 하에서 중국 기업들의 절박한 움직임”이라며 “마치 예술을 하기 위해 부엌칼을 쓰는 것과 같다. 쓸 수는 있지만 차선책”이라고 언급했다.

2022년 10월에 대 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개시한 바이든 정부는 작년 10월에는 제재를 한층 강화해 저가형 AI 반도체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업체들은 중국에 고성능 칩을 수출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상태이다.

따라서 중국 IT기업들은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 생성형 AI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AI 반도체가 절실히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쉽사리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달 PC 게임용 그래픽카드에서 분리한 GPU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 공장 관리자는 12월 한 달 동안에만 4000개 이상의 GPU를 그래픽카드에서 분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칩을 이렇게 용도 변경해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일부 그래픽카드 역시 대 중국 수출이 금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엔비디아가 내놓은 가장 강력한 게임용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RTX4090은 중국에서 ‘용도 변경’ 목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았으나 지금은 대 중국 수출이 금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달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지포스 RTX4090 D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한 공장 관리자는 RTX4090와 RTX4090 D 간 성능 차이가 “더욱 상당할 것”이라며, 이는 RTX4090 D 모델이 LLM 훈련에 적합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작년 11월에 미국 정부의 규제에 부합하는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3종을 개발했으나, 이 역시 성능이 상당히 저조하고 더욱이 3월까지는 구매 조차 쉽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편 최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IT업체들은 AI 반도체 난을 타개하기 위해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자체 생산 반도체로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 가능한 반도체의 성능이 낮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자체 개발 반도체의 성능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자체 개발한 반도체들의 물량 역시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엔비디아의 게임용 칩을 쓸 수 밖에 없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칩 바이어는 “그러한 (AI 반도체) 재창조 방법이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이 (AI) 기계들이 쓸모 있기를 희망한다”며 “최소한 단기적으로라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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