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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시민들과 80분 주택토론회…’72억 벤틀리’ 언급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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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점검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송마을 5단지 아파트의 한 집을 방문해 주민에게서 안방 천장, 벽의 곰팡이 문제에 대한 고충을 듣고 있다./제공=대통령실

“영국 국빈 방문 갔을 때 1대에 72억원 정도 하는 벤틀리 차량을 타봤다. 우리는 ‘고가 차량 중과세해야지’, ‘있는 사람들한테 더 세금을 뜯어내야지’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사실은 중산층과 서민을 죽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고급 차량을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직장을 갖고, 협력업체로 작은 중소기업까지 일을 하게 된다. 비싼 물건에 과세를 하게 되면 그런 집이나 차량을 만들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개최한 ‘민생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 방문 당시 72억원 상당의 벤틀리를 탄 경험을 언급하며 보유세, 거래세 등의 중과는 산업의 전체적인 발전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고가 차량이나 주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다주택자로 인해 임차인들이 혜택을 보는 구조인데, 높은 세금으로 관련 산업이 위축되면 결국 그 피해를 서민이 입게된다는 논리다. 또 고가 주택 등에 매겨지는 세금에는 타당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윤 대통령은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집값을 올리는 부도덕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징벌적 과세를 해온 건 정말 잘못된 것이고 그 피해를 결국 서민이 입게 된다”며 “우리는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들이, 임차인들이 혜택을 입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를 때리는 것은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과세를 해도 수익에, 많이 번 사람에게 과세를 한다는 개념으로 생각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과거 검사 시절 전국의 오래된 관사에 살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공직생활 할 때도 보따리 싸서 전국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지방 관사에 살아봐서 25년, 30년된 아파트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평수 작은 아파트들이 노후화가 얼마나 심한지 저는 몸소 겪어봤기 땜에 잘 알고 있다”고 하며 신속한 재개발·재건축을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02년 잠시 검사 생활을 접고 변호사를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관사에 녹물만 심하지 않았더라도 사표를 안 내고 근무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수도권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적 문제라는 것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다”며 “광주도 그렇고, 부산도 그렇고 (관사가) 지은 지 20년이 조금 넘었는데도 녹물이 계속 나왔다”고 떠올렸다.

민생토론회 참석자와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80분간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민, 개인 임대사업자, 청년특화형 매입임대주택 거주 청년, 신혼부부 등이 참석해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이 발언하면 국무총리, 국토교통부 장관, 금융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고위 관료부터 국토교통부 사무관·주무관까지 직접 그 자리에서 고충을 해소하는 정책이나 향후 계획 등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전 둔산동 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노후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화재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고, 경기도 군포의 한 주민은 “모든 신도시 단지들이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안으로는 곪을 만큼 곪았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아빠가 된 한 남성은 “신혼부부들이 결혼은 하지만, 혼인신고는 사실 뒤로 미루고 있다”며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가족 세대원 1명이라도 많아야 가점에 유리하기 떄문에 자신도 출산 직전에 혼인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혼부부들이 내 집 장만과 육아 둘을 병행하는 게 경제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이 된다”며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 장이슬 사무관은 “국토부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결혼을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로 느끼도록 신혼부부 청약 요건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청년특화형 매입입대주택에 거주하는 한 청년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형태의 주택 공급도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저 같은 1·2인 가구가 거주하기 적합한 품질 좋은 주택이 도시 안에 많이 공급되도록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저도 (검사 시절) 지방 발령이 나면 오히려 더 기쁜 적이 많았다”며 “지방 관사에 살면 서울보다 출퇴근 시간이 덜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출퇴근 시간 문제는 정말 개선해야 한다”며 “집값 문제 때문에 변두리로 나가 출퇴근이 한 시간씩 걸리고 이런 것 없이, 도심 안에 1·2인 가구 맞춤형 주택들을 많이 만들 수 있게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약속했다.

80여분간 이어진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 50여명, 주택·도시 전문가 8명, 정부 관료,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 등 11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송마을 5단지 아파트의 한 집을 방문해 주방 발코니의 노후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대통령실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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