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인사 중심으로 잇단 북콘서트…현역 의원들도 활용
출판기념회 수익금, 후원금과 달리 내역 공개할 의무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한주홍 기자 =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 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선거일 90일 전인 11일부터 출마 희망자들의 출판기념회 등이 금지되기 때문에,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는 마지막 날인 10일 여야 인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행사를 열었다.
대구 동구을 출마를 준비 중인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또 경남 김해갑 출마를 준비 중인 국민의힘 김정권 전 의원은 오후 가야대에서 출판기념회를 한다.
민주당에서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17∼19대 3선 의원을 지낸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이날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번 주 들어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 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는 하루에 10여건씩 열렸다.
제3지대 신당인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대표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했다.
또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오후 강남구에서, 세종 출마 예정인 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전날 저녁 세종시에서 각각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이 총선 인재로 영입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박상수 변호사는 강남구 코엑스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지난 8일에는 부산 수영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 경기 양평·여주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비례대표),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 출마하는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부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출판기념회를 했다.
출판기념회 금지 시한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도 지난주 후반부터 북콘서트 등의 이름을 단 행사가 줄을 이었다.
안호영, 민병덕, 최인호, 신정훈, 조응천, 노웅래 의원이 4∼9일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원외 인사 중에서는 이종걸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박정현 최고위원이 각각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지난 7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출판기념회는 출마를 희망하는 지역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홍보하고 세(勢) 과시를 하는 동시에 판매 수익금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 처음 도전하는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이나 원외에 있는 정치 신인 또는 전직 의원들이 총선 출마의 ‘필수 관문’처럼 출판기념회를 여는 분위기다.
현역 의원들은 구설에 오를 수 있는 점 등을 우려해 출판기념회를 생략하는 대신 의정 보고회를 여는 경우가 상당수지만, 둘 다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출판기념회가 잇따르는 것은 사실상 총선에서 쓰일 정치 자금, 이른바 ‘실탄’을 모으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출판기념회 수익금은 후원금과는 달리 정치자금이 아니어서 현행법상 모금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현역 의원보다 원외 인사들의 출판기념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현역 의원은 총선이 있는 해당 연도는 예년 한도액(1억5천만원)의 2배인 3억원까지 모을 수 있지만, 원외 인사들의 경우 총선을 앞두고 총선용 자금을 모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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