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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주춤했던 지난해 중국 게임사가 기세를 높이며 국내 점유율을 대폭 높였다. 상위 매출을 기록한 10개 기업 중 4개가 중국 게임 유통사였으며, 해외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도 2배 가까이 늘어 역대치를 기록했다.
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기업 센서타워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위 매출을 기록한 10개 게임 유통사 중 4개가 중국 게임사인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만 해도 2개였지만 센츄리게임즈와 텐센트가 이름을 올렸다. 센츄리게임즈는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전략 게임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한국 시장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에 오르며 8위를 차지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에 힘입어 9위에 등극했다.
중국 게임사들은 매출 증가 속도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자랑했다. 센츄리게임즈, 미호요, 텐센트는 매출 성장 속도에서도 각각 2·3·4위에 올랐다. 중국 게임사들의 이같은 상승세에 매출 상위 10개 기업들의 합산 매출에서 해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두배 가까이 상승해 역대치를 썼다. 지난해 해외 기업들의 합산 매출 비중은 20%로 직전 년도에는 11%였다.
중국 게임사를 비롯한 해외 유통사들의 약진은 지난해 국내 게임사들이 부진과 대비돼 한층 돋보였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들의 성적표는 넥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낙제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엔씨소프트(036570)(NC)의 영업이익은 133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3.9% 대폭 줄었다. 상황을 바꿀 신작 ‘쓰론앤리버티(TL)’를 내놨지만 국내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넷마블(251270)은 7분기째 적자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3대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293490) 역시 각각 이 기간 63.8%, 3.5% 영업이익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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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국내 게임사들이 신년 메시지를 통해 변화와 쇄신을 예고했지만 대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황과 달리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중국 내 게임 제도를 관할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지난해 말 ‘네트워크 게임 관리 방법’을 발표했는데,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과 결제를 제한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돼 중국에서 대규모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던 국내 게임사들로서는 당장 비즈니스 목표와 매출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수년간 쇄국 정책을 펴온 중국이 해외 게임사들에 대한 판호를 확대하는 등 얼어붙은 중국 시장에 훈풍이 부나 했지만 곧장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둔 건 중국이 자국 시장을 걸어 잠근 한편 그 사이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게임사들이 방법을 가리지 않고 쫓아왔기 때문이다”며 “이런 측면에서 중국에 역차별을 당해 온 국내 기업들은 억울하겠지만 그간 지속해 온 시장과 플랫폼 다변화만이 정공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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