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증시 하락이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판 양적완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해 지수는 올해 들어 3.0%, 항셍지수는 5.0% 하락 중이다. 홍콩 H 지수 역시 5.1%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증시도 조정 중이나 중국 증시 하락은 남다른 측면이 있다”며 “미국 나스닥 지수는 작년 43% 급등했으나 중국 증시는 수년간 하락 장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항셍지수와 H지수는 연간 기준 4년 연속 하락 중이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로 나스닥지수가 3년간 하락한 사례와 비교하더라도 홍콩 증시 하락세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더욱이 올해들어서도 홍콩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강화 움직임과 더불어 재차 불거진 부동산 부채 리스크도 추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중즈그룹 파산에 대해서는 박 연구원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중즈그룹 파산은 단순히 민영 자산관리회사 파산이 아닌 부동산발 부채위기의 금융시스템 전이 리스크 현실화로 해석할 수 있다”며 “중즈그룹 파산이 여타 자산관리 회사 추가 파산으로 이어지면 중국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 불안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다.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증시 하락과 자금이탈을 크게 상관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이러한 기조가 부동산과 주식시장 동반 침체 현상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부양 정책을 내놓지 않는 이유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해소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중 갈등 및 중국 경기 정상화 지연, 미국 기준금리보다 높은 홍콩 기준금리 등도 증시 장기 부진의 원인”이라며 “중화권 증시 부진과 글로벌 자금의 중국 시장 이탈 악순환은 심화할 여지도 있다. 중국 경제가 당장 또 다른 신용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작다고 하나 중즈그룹 파산사태에서 보듯 금융기관 연쇄부도가 현실화하면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가 커질 수 있으므로 미국 금융위기 당시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듯, 중국도 중국판 양적완화의 필요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연초 중화권 금융시장 불안은 국내 수출회복세에도 당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예고된 부실이나 상반기 도래하는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도 더욱 확대될 수 있음도 국내 금융시장과 경기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미국 연준(Fed·연방준비제도) 조기 금리 인하고 중요 이슈나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중화권 증시와 중국 경기의 조기 정상화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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