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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태영그룹, ‘SBS 지분 매각’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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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SBS사옥.
▲서울 목동 SBS사옥.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대금 미납분을 태영건설에 납입했다. 기존 자구안 관련 채권단 요구 사항을 모두 이행하고 오너 일가 사재 출연 증 추가 자구안도 내놓기로 했다. 9일 아침신문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갈 수 있다는 압박에 따른 열흘 만의 약속 이행’이라며 “태영건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되살아났다”고 했다.

신문들은 채권단 관계자와 TY홀딩스, 금융당국 등을 인용해 태영그룹이 이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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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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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아침신문 1면

경향신문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갈 수 있다는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이 계속되자 열흘 만에 약속을 이행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버티다 못해 ‘백기투항’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특히 태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SBS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정부와 채권단 등이 언급하면서 태영 내부에선 ‘이러다 다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890억원 납입은 태영그룹이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이행한다는 의미다. 한겨레는 “애초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TY홀딩스 몫 1133억원,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몫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한다고 했으나 이 중 890억원은 TY홀딩스 채무 상환에 썼다”며 “채권단은 이를 태영그룹이 지주사와 그 자회사인 SBS를 지키려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의심해왔다”고 했다.

▲9일 경향신문
▲9일 경향신문
▲9일 동아일보
▲9일 동아일보
▲9일 한국일보
▲9일 한국일보

납입금은 태영그룹 총수 일가와 TY홀딩스 회삿돈으로 마련했다. 한국일보는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씨가 보유한 매각 대금 일부에 TY홀딩스 자금 등을 더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일부는 윤재연 블루원 부회장(58)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513억원) 중 일정액을 윤세영 창업회장(91)이 빌려 태영건설에 이전했고, 나머지는 TY홀딩스 자체 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그간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일부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이 아닌 TY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상환에 쓴 것을 두고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 조치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늦어도 이날 오전까지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부결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TY홀딩스는 또 블루원 담보 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등 나머지 자구안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성실히 이행할 것을 재확인’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조선 “오너일가 TY홀딩스 지분 담보 내놓기로”

조선일보는 1면에 태영그룹이 대주주 일가가 가진 지주회사 TY홀딩스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의 “태영그룹이 9일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내놓는 것을 포함한 추가 자구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인용했다. 윤석민 회장 등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은 약 3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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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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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자구안으로) 에코비트와 블루원 등 계열사를 매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단에서 지원받는 조건으로 지주사 지분을 담보로 내놓기로 한 것”이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했다.

다른 신문들은 태영그룹 주요 자회사인 TY홀딩스나 SBS의 지분 매각이 검토 대상에 오르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미 주요 자회사 매각을 워크아웃 전제 조건으로 이행하기로 한 만큼 태영그룹 입장에선 TY홀딩스나 SBS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SBS의 경우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 제약이 있는 만큼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부와 채권단이 콕 집고 있는 추가 자구안의 핵심은 윤 회장의 TY홀딩스 지분(25.4%)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채권단 한 고위 관계자가 “부실 경영에 직접 책임이 있는 당사자인 윤석민 회장이 지분 일체를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9일 한국일보
▲9일 한국일보
▲9일 한겨레
▲9일 한겨레

한겨레는 그 배경으로 “채권단의 대주주 지분 요구는 형식상 고통분담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돈을 댄 채권단은 물론 임직원과 협력사,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만 떠안게 될 경우 워크아웃 개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채권단이 손에 넣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적 포석’도 깔렸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일련의 조처는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를 위한 최소한의 약속을 지킨 것에 불과해서”라며 “태영그룹이 준비 중이라고 밝힌 추가 자구안에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을 포함해 채권단 75%를 만족시킬 만한 내용이 담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추가 자구안도 곧 내놓을 방침이라는데, 또다시 무성의한 버티기로 원칙을 흔들 생각은 접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태영이 제시한 자구안 이행을 이런저런 구실로 회피해왔다고 했다. 오너 일가가 내놓은 돈도 484억원 뿐인 데다 윤석민 회장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제외하면 실제 투입된 사재는 68억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심지어 윤 회장은 이 돈도 TY홀딩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인수하는 데 썼다. 연 4.6% 이자를 받으면서 사재 출연이라고 주장해 온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태영 측은 윤 회장 보유 TY홀딩스 지분 담보 제공 등의 방식으로 추가 사재출연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시 꼼수를 동원하거나 정치권력의 도움에 기대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9일 한국일보
▲9일 한국일보

임금체불 직격 맞은 애꿎은 건설노동자
경향 “워크아웃 논의과정에 넣어야”

태영건설 자금난의 직격탄은 건설노동자들이 맞고 있다. 태영건설 사업장에서 임금체불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협력업체에 공사 대금으로 현급 지급을 미루고 어음을 남발하다 이마저 만기를 연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서울 용답동과 상봉동, 묵동 청년주택 등 태영건설이 맡은 건설 현장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태영건설 본사 직원들의 급여는 정상 지급됐지만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은 한 달 넘게 밀려 있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0월 이후 협력업체에 공사 대금을 2개월짜리 어음으로 지급하고, 최근 만기를 일방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워크아웃 신청 당시 정부가 파악한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581곳이지만 실제 협력업체는 이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사설 <임금 체불 고통 받는 태영 협력업체 노동자들 생계 돌봐야>를 내고 “이 정도(태영그룹의 계열사 매각대금 납입)로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태영건설 대주주는 사재 출연 등 자구 노력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체불도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체불 임금 근절은 민생의 핵심”이라며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논의 과정에서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시장안정조치 온기가 건설노동자들에게까지 퍼지게 현장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사업장별 자금 상황 관리·감독에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특검법 거부권 둘러싸고 신문들 사설
“용산 앵무새 한동훈” “김건희 언터쳐블 돼선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며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이해충돌이란 단어를 꺼낸 게 놀랍다”며 “대장동 특검이야말로 당대표 보호를 위한 방탄 특검”이라고 했다. 김경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건희 리스크’를 방송에서 처음 직접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 신문들은 사설로 각기 다른 논평을 냈다.

한겨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발언을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에 대한 국민 반대가 거센 데 대한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에 대한 국민 반대가 거세자,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 중 김 여사가 아닌 ‘대장동 50억 클럽’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에 이 대표 방탄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물타기’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9일 한겨레
▲9일 한겨레

한겨레는 “지금껏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50억 클럽 특검 찬성 비율은 김건희 특검보다도 높은 75~80%에 이른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방탄’ 딱지만 갖다 붙이면 이런 민심조차 흔들 수 있을 거라 보는 건가”라며 “더구나 한 위원장은 그간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의 의혹 뭉개기·봐주기에 대한 지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때야 윤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으로서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이제 여당의 비대위원장이라면 국민의 불신과 분노를 초래한 데 대한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는 먼저 내놓는 게 도리”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용산 앵무새’ 소리 나오는 한동훈, 그 이유 직시할 때다>에서 “여당 위기의 본질인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용산 앵무새’를 자처”한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한 비대위원장이 강조한) 선민후사를 실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한때 내비쳤던 ‘총선 후 특검’조차 쑥 들어가고, 다짜고짜 반대하고 있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대통령 부부 모욕주기’라고 한 건 대응 논리로 군색하기 짝이 없다. 오죽 김 여사의 처신과 검찰 수사를 불신하면 국민 여론의 60% 이상이 특검법을 찬성하겠는가”라고 했다.

▲9일 경향신문
▲9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한 위원장이 한 위원장이 취임 첫날 더불어민주당을 “운동권 특권정치”라고 비판한 뒤 ‘진짜 윤핵관’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을 유임하고, 공천관리위원장에 ‘선배 법조인’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앉혔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언어와 친윤·법조인을 곁에 두는 용인술을 빼닮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으로 규정한 것도, 용산의 입장 그대로”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8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직접 언급한 데 사설을 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경율 비대위원은 “70%에 달하는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은 주가조작 사건 자체보다 김 여사 리스크를 고려한 수치임을 모두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그 우려를 풀어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엔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제2부속실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어떻게 이런 메시지가 나오느냐.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9일 국민일보
▲9일 국민일보

국민일보는 이를 두고 “여권에서 대통령 부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첫 목소리”라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묵인 또는 무시에 가까운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히 ‘디올백’ 영상이 공개됐을 때는 흔한 해명조차 없이 뭉개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반의 국민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에 찬성하는 이유를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정면으로 응시해야 한다”며 “김 여사 존재가 ‘언터처블(untouchable)’로 굳어지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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