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비행기 속 숨겨진 공간
비행기는 승객이 탑승했을 때 보이는 공간 외에도 숨겨진 장소가 있습니다.
승객에게는 조종실과 좌석, 승무원들의 공간인 갤리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항공기 기체에서 여객이 탑승하는 공간을 캐빈이라고 하며 화물이 실리는 공간을 화물칸으로 구분합니다.
여객 공간인 캐빈은 동체 상단부에 있으며 화물칸은 동체 하단부에 있는데요.
화물칸에는 승객의 수하물과 화물, 반려동물 등이 탑재되는 공간입니다.
비행기 조종석 바닥에서 문을 열고 내려가면 화물칸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요.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공간이죠.
조종실 아래에는 전자 장비실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소형기는 동체 아래에 바로 있으며 대형기는 조종실이나 앞쪽 갤리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합니다.
항공기가 순항고도에 이르면 외부는 영하 수십 도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이때 비행기 화물칸은 공기 압력 조절이 되고 난방이 되기도 하는데요.
기종에 따라 특수화물의 운송을 위해 온도 및 환기장치가 운용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화물칸에 태울 수 있는 것입니다.
화물칸의 실내 온도는 탑재 화물의 종류나 수량, 계절에 따라 다르게 조절되는데요.
기내 온도는 23~25°C 정도로 유지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화물칸은 10~27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비행기 화물칸은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보잉747 기종의 경우 하부 화물칸은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뉩니다.
앞부분은 항온장치가 있어 4도 이상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요.
뒷부분은 온도 선택이 가능해 특정 생·동물이 탑재될 경우 적정온도를 선택 유지하게 됩니다.
이때 공기 순환을 통해 호흡에 필요한 공기도 제공되고 있죠.
② 항공기 운항 중 화물칸 온도
종종 항공기 화물칸에 갇혀 비행한 사례가 보도되기도 합니다.
화물칸의 문은 항공기 외부에서만 개폐가 가능한데요.
만약 항공기 화물칸에 갇히게 될 경우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공항 화물 담당자가 항공기 화물칸에 갇힌 채 비행을 하는 사례가 여럿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당히 아찔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 화물 담당 직원은 앞쪽 화물칸에 갇혀 소리를 내며 벽을 두드렸습니다.
이때 조종사가 기체 밑에서 누군가 벽을 두들기는 소리를 듣고 관제탑에 비상 착륙을 알린 뒤 긴급 착륙하기도 했죠.
지난 2020년 코트디부아르에서 항공기 화물칸에 몰래 탑승해 프랑스로 밀입국하려던 어린이가 저체온과 저산소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산소 부족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항공기 운항 시 화물칸에는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장거리 여객기인 경우 9000~1만m 상공을 비행하게 되는데 이때 화물칸 온도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집니다.
해당 비행기는 6시간가량 운항했습니다.
지난 2013년에도 카메룬발 프랑스행 항공기의 화물칸에서 청소년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된 바 있습니다.
③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 벙커
비행기에는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승객에게 공개되지 않는데요. 일반인은 출입이 제한된 곳으로 항공기 기종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승무원 휴식칸(Crew Rest)’입니다. 장거리 운항 중 승무원이 교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인데요.
벙커는 대형 항공기 객실 상부 혹은 하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형 항공기에는 벙커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탑승석 위층이나 하단에 벙커로 가는 계단이 숨겨져 있는데요.
샤워실을 구비하고 있는 벙커도 있으며 주로 2층 침대나 매트가 놓여 있습니다. 파일럿과 승무원용 벙크가 따로 설치된 항공기도 있죠.
항공기 기종에 따라 벙커 인테리어도 다릅니다.
승무원들은 벙커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데요.
항공법 시행령 제143조에서 정한 ‘객실 승무원의 근무시간 기준 등’에서 정한 휴식 시간에만 벙커에서 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벙커는 실내가 비좁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요.
한 승무원은 “벙커 안에는 인터폰과 에어컨이 있고 회사에 따라 영화를 볼 수 있는 모니터를 달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내가 비좁고 잠을 청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비행 피로를 제대로 풀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죠.
한편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자기 딸을 벙커에서 쉬게 해 논란이 됐는데요.
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벙커에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명확히 사규를 위배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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