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막바지 작업 눈길
삼성-LG, ‘철통 보안’ 반면 하이센스-TCL ‘오픈’
각각 삼성-LG 주력 상품과 비슷한 제품 대거 선봬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전-TV 분야에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자신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 1등인 삼성전자는 이를 두고 “격차를 더 벌리겠다”며 맞서는 모습이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펠리스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2024(Samsung Firtst Look 2024)’ 현장에서 기자의 질문에 “(중국과) 아직 외관 경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 상무는 “따라오려면 시간이 아직 남았다”며 “그 사이 격차를 더욱 벌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미니LED 기반 제품인 QLED TV를 경쟁 상대로 꼽고 모방하다시피 쫓고 있는 만큼, 아직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훨씬 우수하다는 자신감이다.
실제로 최근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기업들은 미니LED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리면서 글로벌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지난해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TV 시장이 부진했지만 하이센스, TCL 등의 중국 브랜드 약진은 두드러졌다.
이는 미니LED TV 판매 호조 덕택이다. 미니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일종으로, 기존 LCD TV 백라이트유닛에 크기가 작고 많은 양의 LED 소자를 입힌 제품이다. 일반 LCD 제품과 비교해 밝기, 색표현력, 명암비가 월등히 높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QLED’ 제품 역시 굳이 분류하자면 미니LED TV다. 이에 중국 업체들의 미니LED TV 공세는 실제로 삼성전자를 위협하기엔 충분한 상황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개막 막바지 준비 작업 현장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CES 본 전시회가 열리게 되는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현장 개막 준비 작업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부스를 검은 천으로 둘러싸고 철통 보안을 유지한 반면, 바로 인근에 위치한 하이센스와 TCL은 완전히 오픈된 상태로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이센스의 경우 LG전자가 기존에 선보였던 둘둘 말리고 접히며 대형 롤러블 TV,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등을 표방한 듯한 제품을보란듯 대거 전시한 모습이었다. 또한 LG전자가 공개 예고한 ‘알파블’을 흉내낸 듯한 컨셉카도 중앙에 전시했다.
TCL의 경우 바로 옆에 자리잡은 삼성전자를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에 들 정도로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내밀고 있는 마이크로LED TV,라이프 스타일 TV, QD-미니LED TV, 게이밍 TV 등을 대거 설치하며 눈길을 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가전 기업이 한국 기업을 추격하는 일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보통 CES 현장에서는 신제품을 보여주기 전 다들 어느 정도 보안을 유지하면서 진행한다”며 “이렇게 보란듯 모두 오픈하고 작업을 하는 경우는 사실상 저도 처음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강일 상무는 “자신감으로 해석해야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업체들이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정도로는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인 TV 스펙이 상향평준화되며 외관 경쟁이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 따라오려면 시간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더욱 격차를 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 상무는 “올해 삼성전자의 TV 전략은 최상의 프로세서를 새롭게 심은 QLED 라인 강화와, 마이크로LED 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며 “차기 전략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를 개발하되 기존 주력 상품인 QLED의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