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을 잃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만약 보청기를 사용해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치매 발병률은 낮아질 수 있을까.
최근 덴마크 연구팀은 청각 장애가 있는 노인이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청력 상실과 사고성 치매 사이의 연관성의 이해를 높이고 여기에 보청기가 어떤 기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청력 상실은 전 세계 치매 사례의 8%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세계적인 고령화 세계가 도래하면서 청력 상실과 치매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 보건 대학 연구팀이 노인 2천 4백명을 대상으로 한 ‘손상된 청력을 치료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서 10월에는 국내 고려대학교 의대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의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정기능 상실이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덴마크 연구팀 또한 이같은 청력과 치매의 관계에 집중했고, 보청기로 청력을 회복했을 때 관련 치매를 지연시키거나 멈출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해당 연구에는 덴마크 오덴세 대학 및 병원과 암 연구소, 남부 덴마크 대학, 코펜하겐 대학 등 여러 대학과 기관들이 대규모로 연계해 진행했고, 연구 자료로 덴마크 국가 건강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가 활용되었다.
연구를 위해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덴마크 남부지역에서 50세 이상 약 57만 명의 청각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이 중 여성이 52%였고, 전체 평균 연령은 60.8세로 구성되었다. 분석한 치매 사례는 2만 3천 여 건,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8.6년이었다.
치매 발병률,
난청이면 아닌 경우보다 20% 높아
보청기 사용하면 6%로 낮아져
조사 결과 연구팀은 난청을 경험한 노인들이 정상 청력을 가진 경우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높은 것을 발견했다. 또 난청 노인들 중 보청기를 사용한 경우에 치매에 걸릴 확률은 6%에 불과했는데, 이는 정상 청력의 노인들의 치매 발병률 평균과 가까웠다.
덴마크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치매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치매 위험 추정치는 이전 연구들보다 낮았으며, 여러 차례에 걸쳐 보다 고품질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코호트 연구는 ‘청력 상실이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보청기 사용 등 ‘청력 치료가 치매의 발병 및 진행을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된다.
이 연구는 의학저널 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JAMA 이비인후과 – 두경부외과)에 ‘Hearing Loss, Hearing Aid Use, and Risk of Dementia in Older Adults'(노인의 청력 손실, 보청기 사용 및 치매 위험)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지난 4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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