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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1분기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크게 반영됐다며 다음주 국내 주식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이미 2500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4분기 기업 실적과 총선을 앞둔 신년 정부 정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확산 등이 주가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2월 28일 2655.28보다 77.20포인트(2.91%) 떨어진 2578.08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66.57에서 11.76포인트(1.36%) 오른 878.33애 마쳤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2조 483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 2393억 원, 194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은 1610억 원 매도우위를 보였고 개인과 외국인은 1667억 원, 497억 원씩 사들였다.
지난주 미국 금리가 단기적으로 반등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기관 매도세를 부추겼다. 한때 3.8% 아래로 내려갔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계하며 다시 한 번 4.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아이폰 수요 둔화 우려로 애플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점도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됐다.
여기에 시장은 12월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신청에도 압박을 받았다. 금융 시장은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롯데건설, 동부건설 등 다른 건설사에도 확대할 지 우려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주 8~12일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로 지난해 4분기 기업 실적을 우선적으로 들었다. 1월 9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전망이다. 특히 D램 부문 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발표될 신기술도 주식시장이 반응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CES를 통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연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챗GPT 열풍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신년 정책을 어떻게 끌고가는가도 주목할 부분으로 지목됐다. 방산 등 해외 수출 성과와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까닭이다.
증권사들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도 주목할 만한 변수로 꼽았다. 시장에서는 1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11월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다만 근원(Core) CPI는 3.8%로 11월 대비 0.2%포인트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표가 엇갈린 만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이번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현 주가 수준보다 하락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2500~262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CES 2024 등 국내외 주요 산업계 행사를,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를 각각 들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 상승 폭을 되돌리는 중”이라며 “금리 상승과 애플 수요 둔화 우려로 조정이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작아진 만큼 12월 CPI 결과에 따라 증시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내수주와 금융주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올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와 IT 하드웨어, 제약·바이오, 철강 업종 등이 거론됐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낙관론이 과열됐던 것으로 인식되면서 일시적인 조정이 예상된다”며 “올 1월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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