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한국 라면 지난해 수출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1조원 돌파다. 글로벌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K-라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 한국 라면 수출액은 8억7600만 달러(약 1조149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수출액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전년 전체 수출액을 돌파했다. 작년 한달 평균 약 7960만달러(약 1040억원)가 수출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체 수출액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K-라면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 라면 수출액은 △2020년 6억400만 달러(약 7920억원) △2021년 6억7400만 달러(약 8840억원) △2022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40억원)를 기록하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판데믹 기간 K-드라마, K-무비 등이 인기를 끌면서 K-라면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라면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소비자들의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SNS 등을 통해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K-라면 전성시대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농심과 삼양식품이 꼽힌다. 양사는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자 생산역량 제고를 통한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미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실제 판매액이 수출 통계에 반영된 수치에 비해 훨씬 크다.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 소재 미국 제2공장이 지난 2022년 4월 양산에 들어가면서 용기면 2개 생산라인과 봉지면 1개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총 연간 8억5000만개 현지 라면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현지 수요가 높은 간판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밀양공장을 설립한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밀양 제2공장 건설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초기 아시아 지역 위주로 구성됐던 진출국이 미주, 중동, 유럽 등으로 확대되면서 늘어난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587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 영향이 크다”면서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 등과 SNS 등을 통해 K-팝 스타들이 라면을 먹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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