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교량 두 곳에서 수십 대 추돌사고 발생
사고 원인 블랙아이스로 밝혀져
블랙아이스, 교량·콘크리트 도로·그늘진 곳 주의
새벽녘 출근하다
블랙아이스 날벼락
지난 1월 4일, 세종시 내 교량 두 곳에서 대규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첫 사고는 새벽 5시 24분경이며, 두 번째 사고는 오전 6시 27분경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총 38대나 사고로 파손됐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부다친 운전자들 모두 경상에 그쳤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밝혀졌다. 폭설로 인해 도로에 물기가 가득한 상태였는데,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자, 노면에 블랙아이스가 형성되었다.
구분하기 힘든 블랙아이스
블랙아이스는 이름 그대로 검은색 얼음이다. 노면의 흙먼지를 머금어 거무튀튀한 물이 얼 때 형성된다. 특히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았다가 얼기를 반복하면 블랙아이스가 형성되기 쉽다.
블랙아이스는 노면을 얇은 피막처럼 덮는다. 운전자 입장에선 노면의 아스팔트 색상과 동일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나마 평소와 달리 도로가 반짝인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만 하다.
참고로 블랙아이스는 콘크리트 도로에서 쉽게 발생한다. 공극(골재 사이 공간)이 많은 아스팔트 도로와 달리, 콘크리트 도로는 공극이 없다. 일종의 거대하고 단단한 벽돌로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이유로 노면의 물기가 얼면 블랙아이스로 돌변한다.
유독 교량에 자주 생기는 블랙아이스
블랙아이스는 형성되기 쉬운 조건들이 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새벽 및 심야
┗ 가장 춥고, 일교차가 가장 큰 시간대다.
□ 교량 및 터널 입구
┗ 노면의 온도 차가 큰 대표적인 곳이다.
특히 교량의 경우 유독 블랙아이스 생성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교량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상부와 하부 모두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냉각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노면에 블랙아이스가 생길 위험이 높다.
한편 오래전 보험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일조량이 적은 도로와 교량의 온도는 일반 도로 대비 최대 6℃ 정도 낮다. 특히 콘크리트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6℃ (중부고속도로 콘크리트 도로 기준), 교량은 2℃ (경부고속도로 아스팔트 도로 기준) 낮다.
비싼 차도 빙판은 못 버틴다
겨울철 미끄럼 교통사고 중 블랙아이스가 원인인 사고는 전체의 32.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첨단 안전 기능이 아무리 우수해도, 블랙아이스 구간에선 똑같이 미끄러질 뿐이라 강조한다.
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빙 의심 구간에서 안전거리 2배 이상 확보, 감속 운전이 전부다. 요즘은 사고 위험 구간에 염수 분사 시설이나 도로 열선을 설치하는 등 여러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블랙아이스 사고
지자체가 보상해 줄까?
‘영조물배상책임제도’ 요즘은 이 제도에 대해 아는 운전자들이 많다. 지역별 도로 인프라를 담당하는 지자체나 관련 기관의 관리 소홀로 시민들이 피해를 봤을 때, 배상하는 제도다.
블랙아이스 사고의 경우, 노면 결빙을 막지 못한 지자체나 관할 기관의 책임을 물어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에 대해 일부 지자체에 문의한 결과, 배상받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100% 불가능은 아니지만, 블랙아이스 형성에 도로 관할 주체의 잘못이 분명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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