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과 대만 진공펌프 회사가 의기투합했다. 진공펌프 합작사를 출범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5일 국내 진공펌프 생산 업체 ‘동방플랜텍’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대만 ‘포워드테크놀로지(중국명 鋒魁科技, 이하 포워드)’와 합작사 ‘DB-세미(DB-SEMI)’를 설립했다. 경북 대구에 거점을 두고 삼성, SK, LG 등 대기업 부품 공급망 진입을 노린다.
포워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에 샘플을 보낸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올 하반기 제품 인증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납품이 결정돼 출하량이 늘어나면 대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진공펌프는 밀폐된 공간에서 기계·물리·화학적 방법을 이용, 공기를 추출하고 진공 상태를 발생·유지시키는 설비다. 반도체 증착, 식각, 확산 공정 등에서 활용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도 쓰인다.
포워드는 한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동방플랜텍과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생산 거점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또 동방플랜텍은 토종 한국 기업인데다 진공펌프 분야에서 약 40년 사업 경험을 쌓아 해외 기업에 대한 장벽을 허물기에도 적합하다.
1992년 설립된 포워드는 전자 기계 장비·시스템을 개발·제조하는 회사다. 대만 상장 기업 중 유일하게 반도체용 진공펌프 제조한다. 전체 수익의 85%가 진공펌프 판매와 유지 관리 서비스 사업에서 발생한다. TSMC, 이노룩스, UMC를 비롯한 대만 주요 반도체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만, 중국, 싱가폴, 베트남 등에 생산 공장이 있다. 한국에는 충청남도 천안과 대구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대구 시설은 동방플랜텍과의 합작 공장이다. 천안 공장은 고객 서비스와 유지보수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워드는 작년 11월까지 2억7086만 대만달러 규모 수익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역시 진공펌프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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