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증권가를 중심으로 PF부실 우려가 큰 건설사들이 거론되며 업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전날 하나증권은 ‘끝난 것이 아닌 PF문제’ 리포트를 통해 롯데건설의 미착공PF 규모를 언급하며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를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우발채무 우려와 대구 지역의 미분양 리스크가 있는 중견사 신세계건설도 꾸준한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일 리포트에서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까지 도래하는 미착공PF 규모는 3.2조원이며, 지역별로 미착공 현황을 보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PF는 약 2.5조원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같은 날 오후 해명자료를 배포해 PF우발채무 해소방안이 마련돼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PF 3.2조원 중 2.4조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하고, 8천억원은 1분기내 본PF 전환 등으로 PF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착공PF로 언급된 3.2조 중 서울ㆍ수도권 사업장은 1.6조원(50%) 규모이며, 지방 사업장은 1.6조원(50%)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롯데건설은 지방 사업장의 경우에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위치해 분양성이 우수한 사업장이기 때문에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현재까지 1.6조원의 PF우발채무를 줄였고, 전년말대비 차입금 1.1조원 및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시켰다. 또한, 롯데건설은 현재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1.8조원으로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고, 일부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도 1.6조원의 우발채무를 줄여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다.
신세계건설 역시 “자체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위주 우량사업 발굴을 통해 업황 대응 및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으로 자본확충 및 유동성 확보가 이뤄져 재무구조 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향후 회사 자금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하게 상황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처럼 건설업계를 둘러싼 PF위기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85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책임준공보증 집행(6조원) 가속화와 비주택 PF 보증(4조원) 신설, 건설사 특별융자(4000억원) 등 건설공제조합을 통한 유동성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재구조화 촉진 등 맞춤형 관리·지원도 강화한다. 정상사업장은 적시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수수료 책정 등 불합리한 사항은 시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사업성은 있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LH가 매입해 정상화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LH가 해당 사업장을 매입한 뒤 직접 사업을 시행하거나 타 시행사·건설사에 매각하는 방안이다. 반면 사업성이 부족한 경우 PF 정상화 펀드(2조2000억원)를 통해 사업장 매입 및 재구조화를 하기로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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