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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잠재위험 관리로 ‘민생경제 회복’…첨단산업 150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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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2.2%로 전망하면서 경제정책 방향의 목표를 ‘활력있는 민생경제’로 제시했다.

올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나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내수·민생 어려움이 지속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및 가계부채 폭증 등 잠재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물가 안정과 잠재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역동 경제 및 미래대비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할 계획이다.

물가가 최대한 빨리 안정되도록 총력 대응하면서, 세제·재정 인센티브를 앞세운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비수도권의 건설·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 활성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가 세계교역 회복 등으로 지난해 1.4%에서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지난해 3.6%보다 상당폭 둔화된 2.6%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반기 중 2%대 물가 조기 달성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장 처음 발표한 내용이 물가 안정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3% 내외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상반기 중 2%대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해 범부처 총력 대응에 나선다.

상반기 중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등 물가관리·대응 예산으로 10조 8000억 원을 배정했다. 지난해보다 1조 8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인 21종 과일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거나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관세 지원에 1331억 원을 투입한다. 

채소 및 축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파·건고추·양파·닭고기·계란가공품 등 총 6만 톤 가량을 도입하고, 알뜰폰 전파사용료를 일부 감면해주는 정책도 올해 말 종료에서 2026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기료, 가스료 등 공공요금은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 물가 안정 기여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분 소득공제…5등급 경유차 폐차 지원금

정부는 올해 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5% 이상 증가할 경우 해당 증가분에 대해 100만 원 한도 내에서 10% 추가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노후차·전기차·고효율 기기 등 친환경 소비지원 3종 패키지도 추진한다. 올해 노후차를 교체하면 개별소비세를 70% 한시 인하하고 5등급 경유차 폐차 지원금도 지급하는 방안이다. 3.5톤 미만의 5등급 경유차를 조기 폐차할 경우 최대 300만 원, 3.5톤 이상이면 최대 3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구매보조금도 추가 지급하고 취약계층·소상공인 대상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노후 냉·난방기 교체, 냉장고 문달기 등 고효율기기 보급 규모도 확대한다.

◆소상공인 지원, 서민층 지원에 총력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로 경영난이 악화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응원 3종 세트’도 내놨다. 에너지, 고금리, 세금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1분기 중 연 매출 3000만 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 126만 명에 대해 업체당 20만 원씩, 총 2520억 원 규모의 전기료 감면을 지원한다. 총 2520억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 감면액은 정부 예산으로 충당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2조3000억 원+알파’규모의 이자부담도 덜어준다. 은행권은 대출금 2억 원 한도로 1년 간 4% 초과 이자 납부액의 90%(최대 300만 원)를 차주에게 돌려주고, 제2금융권은 5~7%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 금리 5% 초과분에 대한 이자 납부액을 환급해 줄 예정이다. 

은행권은 환급액을 자체 조달하고, 제2금융권의 환급액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한다. 저리 대환 프로그램도 최대 9조 원 수준으로 개편하고, 7% 이상 고금리 상품을 5.5% 이하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부가가치세 납부를 적게 해도 되는 간이과세자 기준을 현행 연 8000만 원 매출에서 더 올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춰줄 예정이다. 

이밖에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전통시장에서 쓴 돈의 소득 공제율을 40%에서 80%로 올려주고,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5만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R&D에도 임투세 도입…인구감소지역 세컨드 홈 1주택 간주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도 확대한다. 지난해 말 시한 만료된 ‘설비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세)’ 조치를 연말까지 1년 연장하고, R&D 투자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세액공제율 10%포인트를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R&D 임투세’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52조 원 규모의 시설투자 자금도 공급한다.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에 ‘세컨드 홈’을 구입할 경우 1주택자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경제와 건설투자를 활성화하는 한편 인구감소 지역에서 생활인구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 1채를 신규 취득할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재산세율은 0.05%포인트(p)가 인하되고 고령자·장기보유자에게는 최대 80%의 종부세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경제정책방향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부동산 PF·가계부채 등 잠재 위험 관리   

부동산 PF·가계부채·공급망 등 한국 경제의 잠재적 위험으로 지목된 현안에 대한 안전판도 촘촘히 설계한다.

PF 시장 위축이 건설사 및 PF 사업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85조 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장 상황에 맞춰 조속히 집행한다.

또 ‘옥석 가리기’를 통한 맞춤형 대책을 통해 PF사업장을 정상화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업성은 있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LH가 매입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사업성이 일부 부족한 사업장은 2조 2000억 원 가량의 PF 정상화 펀드를 통해 사업장 매입 및 재구조화를 추진해 조속한 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고금리 기조에도 늘고 있는 가계부채는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묶는 동시에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을 50% 수준으로 높이는 등 양적·질적 개선을 동시 추진하기로 했다.

공급망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조치도 잇따를 예정이다. 공급망 기본법 가동을 준비하는 한편, 상반기 중 ‘공급망 안정화 3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방침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3년간 150조+알파 투입…3대 입지규제 개선

미래 먹거리인 중점 첨단산업(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수소)에 3년간 150조 원 플러스 알파 규모의 정책 금융을 투입하는 등 역동경제 구현에 나선다. 이미 조성한 3조 원 규모의 혁신성장 펀드를 신산업과 성장성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연내 3조 원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개발제한구역과 농지, 산지 등 3대 입지규제를 개선한다. 비수도권에 한해 개발제한구역 해제사업을 추진 시 해제요건을 완화한다.

소멸될 위험이 있는 지역을 ‘자율규제혁신지구(가칭)’를 도입, 기술변화 등을 고려해 농지이용의 합리화를 추진한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산지는 적극 보전하되 기업활동에 필요한 경우 산림청과 논의해서 이용을 확대한다. 단 산사태 등 재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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