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가 오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35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이중 한국 기업은 500개 이상이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미래 기술력과 함께 올해 경영 계획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CES 2024에서 공개될 여러 핵심 기술을 미리 만나본다.[편집자]
최근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각종 IT기기와 연결된 대형 디지털 기기로 인식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의 새로운 화두가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CES 행사에서의 ‘모빌리티’의 비중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 하만의 미래 전장 기술은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전장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만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80억 달러(약 10조3200억원)에 인수한 전장·오디오 전문 업체다. 디지털계기판, 카오디오, 텔레매틱스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전장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 분야에서는 업계 1위다. 도요타와 렉서스, BMW, 르노, 아우디, 볼보 등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에 카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5000만대 이상의 자동차에 하만의 카오디오와 커넥티드 카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이번 행사에서 하만은 ‘하만 익스플로어’ 행사를 통해 미래 전장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전을 위한 모빌리티 솔루션인 ‘레디 케어’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2년 9월 공개된 레디 케어는 운전자의 행동을 감지해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서비스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다양한 맞춤형 신호를 전달한다. 올해는 레디 케어에 증강 현실(AR)과 인공지능(AI), 레이더 센서 등의 기술을 적용해 성능이 한층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만은 최신 카오디오 솔루션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인수한 음악 관리·검색·스트리밍 플랫폼 ‘룬(Roon)’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하만은 “자동차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청취 경험을 향상시키는 최신 카 오디오 솔루션과 SDV의 토대를 마련한 동급 최고의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하만과 룬이 오디오의 미래에 대한 공동 비전을 어떻게 통합하는지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알파블’ 어떤 모습일까
LG전자는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Alpha-able)을 구현한 콘셉트카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블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은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다. 변형·탐험·휴식 등 미래 모빌리티 고객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을 뜻한다. 이 콘셉트카에는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아, LG이노텍 등 계열사들의 전장 부품들이 총망라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자동차 유리업체 생고뱅 세큐리트와 협업한 차세대 차량용 투명 안테나도 선보인다. 생고뱅 세큐리트는 프랑스 유리 전문 기업 생고뱅 그룹에서 자동차용 고성능 유리를 담당하고 있다. LG전자는 생고뱅 세큐리트와 함께 다양한 유리 및 자동차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된 부착용(on-glass)과 삽입용(in-glass) 두 가지 안테나를 개발했다.
투명 안테나는 유리에 적용하는 투명한 필름 타입 안테나다. 차량의 여러 유리 면에 부착할 수 있어 5G, 위성통신, GPS 등 다양한 통신을 지원하고 끊김도 적은 편이다. 자동차가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개인 공간으로 변모함에 따라 차내에서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환경이 요구되자 각광 받는 부품 중 하나다.
LG전자는 투명 안테나를 앞세워 차량용 안테나 시장에 진출,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차량용 통신부품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자료를 토대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차량용 통신모듈인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23.8%)를 차지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생고뱅 세큐리트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완성한 투명안테나는 실제 차량을 통한 검증으로 차별화된 통신 성능을 인정받은 차세대 기술 집약체”라며 “투명 안테나와 같은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전장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 글로벌 ‘전장’ 입지 넓힌다
계열사인 LG이노텍은 이번 CES 2024에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전장 기업들의 부스가 밀집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부스를 꾸린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커진 100평 규모로 부스를 마련해 미래 모빌리티 부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글로벌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또 퍼블릭 존과 함께 프라이빗 존을 추가 조성해 전시 부스를 이원화 운영한다. 사전 초청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LG이노텍의 차별화된 신제품 및 신기술을 소개하고, 신규 잠재고객과의 미팅 기회를 적극 확대하기 위해서다.
LG이노텍 전시 핵심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을 탑재한 차량 목업이다. 전기차 관련 부품의 경우, DC-DC 컨버터, 2세대 충전용 통신 컨트롤러(EVCC), 업계 최초로 개발한 800V 무선 배터리 관리시스템(Wireless BMS) 등 파워 제품은 물론, 넥슬라이드(Nexlide)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된 차량조명 제품이 대표적으로 탑재됐다. 이와 함께 글로벌 최고 수준의 광학 기술이 적용된 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 LiDAR 등 자율주행차량용 핵심 전장부품도 목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LG이노텍은 SDV 트렌드에 발맞춰 차량 전장부품 하드웨어 개발·생산 뿐 아니라, 전장부품의 성능 제어·관리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CES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이번 CES 2024는 LG이노텍이 모빌리티·AI 분야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에도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제공하는 기술혁신 기업임을 글로벌 고객들에 입증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