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심방향 실험 결과…혼합통행료 면제 시 교통량 12.9%↑
시행 27년만에 운영 개선…15일 이후에도 주변 교통상황 모니터링
서울시가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와 관련해 공청회를 연 가운데 차량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1호 터널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오는 15일부터 서울 남산 1·3호 터널을 통과해 도심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혼잡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강남 방면 등에서 도심으로 들어올 땐 기존대로 2000원의 혼잡통행료가 부과된다. 도심 방향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실질적인 혼잡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반영한 결정이다.
서울시는 4일 “도심 방향 남산 1·3호 터널·연결도로에 혼잡통행료를 외곽방향은 통행료를 받지 않고 도심방향으로만 2000원을 징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996년부터 27년간 터널 양방향에서 2000원을 남산 혼잡통행료로 징수해 왔지만, 달라진 물가와 교통 여건을 반영해 통행료 정책을 이같이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3월 17일부터 4월 16일까지 1달 동안 혼잡통행료 징수를 일시 중단하고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외곽방향 통행료만 면제했을 때 도심방향 통행료를 면제하는 경우보다 혼잡이 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약 5.2% 늘어났으나, 터널과 직접 연결된 도로에서는 5~8% 수준의 속도 감소가 나타난 것을 제외하면 터널 주변 지역 도로들에서 전반적으로 큰 혼잡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시가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와 관련해 공청회를 연 가운데 차량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1호 터널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남산터널을 통과하는 차량들이 혼잡한 도심방향으로 진입하면 도심 지역 혼잡을 가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시가 지난해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1달간 양방향 모두 면제했을 때는 남산터널 이용 교통량이 12.9% 늘어났다. 또 소공로와 삼일대로, 을지로 등 도심 주요 도로들의 통행 속도가 최대 13%까지 떨어졌다고 시는 전했다.
시는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지난 12월에 시민 공청회와 서울시 교통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쳤다. 다만 서울시는 혼잡통행료를 한 방향만 징수하는 15일 이후에도 주변 도로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한 뒤 필요하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등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로교통실장은 “승용차 이용 감소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해왔던 혼잡통행료가 27년 만에 변화를 맞는다”며 “시민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현장 중심으로 꼼꼼하게 살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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