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와 타이틀곡 ‘퀴즈’ 협업…’열공’ 영어 작사에도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노란색과 보라색이 제 공식 컬러입니다. ‘쨍한’ 노란색이 아이돌적인 면이라면, 보라색은 싱어송라이터다운 측면이죠. 두 색을 섞으면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은 갈색이 된답니다.”
가수 정세운은 4일 여섯 번째 미니음반 ‘퀴즈'(Quiz)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어떤 색이든 낼 수 있는 게 제 무기”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는 ‘정답 찾기’보다는 정답이 너무 많기에 ‘답은 없다’는 이야기를 담았다”며 “아이돌을 할지, 싱어송라이터가 맞을지 고민만 하다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는 이것저것 해보는 게 더 좋은 경우가 많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답은 없어도 분명히 오답은 있다”며 “그것은 피해야 한다”고 진지한 농담도 던졌다.
정세운은 2013년 SBS ‘K팝 스타 시즌 3’,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뒤 같은 해인 2017년 정식 데뷔했다.
그는 지난 7년간 직접 작사, 작곡, 편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재기발랄한 아이돌 모습도 놓치지 않아 ‘싱어송라이돌'(싱어송라이터+아이돌)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2022년 전작 이후 1년 8개월 만에 내놓은 이번 신보는 이런 정세운의 색깔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간 작품이다. ‘퀴즈’라는 앨범명으로 ‘나’라는 존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묘사했고, 아이돌이든 싱어송라이터든 정답은 없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정세운은 두 번째 트랙 제목을 아예 ‘싱어송라이돌’로 붙였다.
그는 “(싱어송라이돌은) 굉장히 고마운 수식어”라며 “아이돌들 있는 데 가면 싱어송라이터고, 싱어송라이터들 모인 곳에 가면 아이돌이다. 이런 수식어가 생겨서 제가 속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고 말했다.
앨범 타이틀곡 ‘퀴즈’는 세상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진 정세운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답을 제시한다는 이야기가 담긴 미디엄 팝 스타일의 곡이다. 특히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정세운이 그간 발표한 기존 타이틀곡과 비교할 때 아이돌보다는 뮤지션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간 느낌이 난다.
정세운은 “이 노래가 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퍼포먼스라는 그림이 그려지기보다는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곡”이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선우정아의 오랜 팬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시간에는 선우정아를 꼼꼼히 조사해 급우들 사이에서 발표까지 했단다.
정세운은 “그만큼 좋아하는 뮤지션과 처음으로 작업하고, 같이 한 곡이 타이틀곡으로까지 선정돼 너무 좋았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정세운이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음악 작업과 더불어 푹 빠져 있던 것은 영어 공부였다. 음악을 깊이 파고들다 보니 관련 지식이 영어로 된 게 많아서다.
그는 “좋아하는 뮤지션의 과거 인터뷰나 작업 일지를 찾아보면 영어로 된 게 많더라”며 “영어를 해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정세운은 데뷔 후 처음으로 영어로 노랫말도 써 앨범에 실었다. 미국 얼터너티브 팝 밴드 나이틀리(Nightly)와 협업한 ‘샤피'(Sharpie)와 익살스러움이 묻어나는 ‘글로우 인 더 쇼'(Glow in the show)다.
그는 “이번에는 영어를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에게 도움도 받았지만, 언젠가는 영어 가사를 혼자 쓰는 날도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무작정 꿈을 대통령이라고 했어요. 큰 꿈을 이야기했을 때 따라오는 ‘만족한 미소들’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팬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떳떳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올 것 같거든요.”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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