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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보다 어려운 게임 아이템 ‘득템’…메이플스토리·버블파이터 ‘현질’ 확률 조작

데일리안 조회수  

또 꽝? 이유있었다…역대 최고 과징금 116억원

확률형 아이템 겨눈 공정위, 거짓·기만행위 제재

넥슨 “자발적으로 개선한 것…법적 대응 고려”

넥슨 ⓒ연합뉴스
넥슨 ⓒ연합뉴스

국내 게임 시장 매출액 1위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에서 ‘현질’(현금을 써서 게임 아이템을 사는 행위) 아이템 확률을 불리하게 변경하고 거짓으로 알렸다가 100억원대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넥슨코리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이번 과징금은 게임산업 제재 건과 전상법 위반행위 중 역대 가장 높은 금액이다. 넥슨코리아가 위법행위와 관련해 올린 매출액인 ‘관련 매출액’에 따라서 과징금이 산정됐기 때문이다.

넥슨은 게임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돈을 주고 구매하지만, 그 종류와 효과, 성능은 우연적 요소인 확률에 따라 결정되는 상품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넥슨 게임인 ‘서든어택’에서 확률형 아이템 획득확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35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퍼즐 조각 16개 중 일부는 획득 확률이 매우 낮음에도 ‘랜덤으로 지급된다’고 표시해 획득확률이 동일한 것처럼 표시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다만 이 사건 과징금은 이후 관련 매출액 산정이 부적합했다는 대법원판결을 거쳐 4500만원으로 조정됐다.

‘777’ 잭폿 안 터지는 메이플스토리…큐브 구매에만 2.8억 소비하기도
캐릭터 능력치 향상 예시 및 유료 확률형 상품인 큐브 종류별 기능과 가격 ⓒ공정거래위원회
캐릭터 능력치 향상 예시 및 유료 확률형 상품인 큐브 종류별 기능과 가격 ⓒ공정거래위원회

최고 옵션을 제한해 소위 ‘777이 없는 슬롯머신을 운영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구조가 적발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는 단기간에 게임 내 캐릭터 능력치를 높이고자 하는 이용자 심리를 이용한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에 부여된 잠재옵션을 재설정해 주는 기능과 장비 잠재능력 등급을 상승시키는 기능이 있는 확률형 상품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장비능력을 빠르게 향상하기 위해선 큐브구입이 필수다. 실제로 큐브구매에만 1년간 최대 2억8000만원을 소비한 이용자도 있었다.

넥슨 기획 의도 대로 수익모델로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 약 30%를 차지했고, 수익을 견인했다.

메이플스토리 매출 중 큐브 비중 ⓒ공정거래위원회
메이플스토리 매출 중 큐브 비중 ⓒ공정거래위원회

넥슨은 큐브 판매과정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잠재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게 확률구조를 불리하게 변경하고 이용자 확률 관련 문의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지시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렸다.

또 넥슨은 큐브 상품 도입 시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이후부터 큐브 사용 시 이용자 관심이 집중되는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인기 옵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넥슨은 잠재능력 등급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미라클 큐브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큐브 사용시 출현하는 각각 옵션이 균등하게 나오도록 했다.

업데이트 당시에도 넥슨은 게임 서비스 내 사소한 사항까지 공개했으나 유독 큐브 확률을 일부 이용자에 불리하게 변경한 사실만은 공지에서 지속 누락했다.

특히 넥슨은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큐브 사용 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소위 ‘보보보’(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3중복 옵션), ‘드드드’(아이템 드랍률 증가 3중복 옵션), ‘방방방’(모스터 방어율 무시 3중복 옵션) 등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중복옵션 조합들이다.

이 밖에도 넥슨은 2011년 8월 공지를 통해 큐브 확률 구조 변경 사실에도 ‘큐브 기능에 변경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으로 거짓 공지했다.

아울러 넥슨은 2013년 7월부터 장비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하면서 최초에는 등급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

점차 확률을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그 확률을 다시 1.0%로 낮추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넥슨 블랙큐브 확률 공지 사전 검토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넥슨 블랙큐브 확률 공지 사전 검토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나아가 ‘큐브 확률변경 히스토리 노출 범위를 최대한 숨기겠다’는 넥슨 방침은 2021년 3월 확률 공개 이후에도 이어졌다.

특히 고가인 블랙큐브는 최고등급 상승을 원하는 이용자 타겟으로 설계돼 등급상승 확률 하락, 구매빈도와 지출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소비자 유인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앞서 넥슨은 2021년 2월 메이플스토리 게임 무료아이템인 ‘환생의 불꽃’ 사태로 촉발된 확률 공개 요구에 따라 이를 밝혀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숨겨야 하는 부분’이라며 블랙 큐브 확률 변경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은폐했다.

당첨확률 속이다 덜미…‘버블파이터’ 거짓 공지 적발
2009년 출시된 청소년 등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슈팅 액션 게임인 버블파이터 ⓒ공정거래위원회
2009년 출시된 청소년 등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슈팅 액션 게임인 버블파이터 ⓒ공정거래위원회

청소년 등 저연령층 대상으로 한 슈팅 액션 게임인 버블파이터에서도 거짓·기만행위가 적발됐다.

버블파이터는 2009년 출시됐으며, 이용자 수는 2020년 기준 41만명 수준이다.

조사 결과 버블파이터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애초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했다.

올빙고 이벤트는 게임 내 5X5 빙고판에서 이용자가 빙고판에 쓰인 숫자와 같은 숫자카드를 열어 빙고줄을 완성하면 빙고 개수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빙고판 숫자는 일반숫자 22개와 골든숫자 3개다. 일반 숫자카드는 게임 내 미션 완성 시 획득이 가능하나, 골든 숫자카드는 확률형 아이템인 매직바늘을 사용해 골든숫자 카드를 획득할 수 있다.

올빙고 이벤트 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올빙고 이벤트 예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했다. 6개 이상 매직바늘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확률을 설정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올빙고 이벤트 관련 공지에선 ‘매직바늘 사용 시 골든 숫자가 획득된다’고 거짓으로 공지했다.

또 넥슨은 본건 확률구조가 공개 시 문제될 것으로 보이자 마치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오류수정’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새로운 올빙고 이벤트 진행과정에서 정상적 확률만 공개하는 등 과거 위법행위를 은폐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무형의 디지털 재화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해 알리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이로 인한 소비자 유인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넥슨은 법 위반 기간 약관에 따라 449회에 걸쳐서 사소한 게임 관련 변경사항까지도 공지하면서도 중요한 사항인 소비자에 불리한 확률 변경 내용만은 알리지 않았다”며 “(오는) 3월 게임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가 검증 등 조사를 의뢰할 경우 거짓·과장·기만적인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등 협업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넥슨코리아는 “공정위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 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한 것”이라며 “공정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으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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