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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30%대”…점주 앞세운 bhc가격 인상, 소비자 부담가중

데일리안 조회수  

2년 만에 인상…주요 제품 3000원 올라

높은 수익‧원부자재 인하 속 비판 속출

bhc는 억울, 영업환경 최악…“조정 불가피”

서울의 한 bhc 매장 모습.ⓒ뉴시스
서울의 한 bhc 매장 모습.ⓒ뉴시스

국내 치킨업계 1위 브랜드 bhc가 지난 연말 치킨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서 소비자들이 연일 술렁이고 있다. bhc는 원재료값 급등 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지난해 역대 실적을 거둔 것과 대비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bhc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27.9%를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 2021년에는 영업이익률이 32.2%에 달한다.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 평균이 7~8%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상대로 이익을 낸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bhc는 뿌링클 등 주요 치킨 가격을 올렸다.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뿌링클, 골드킹, 맛초킹, 양념치킨 등 인기 메뉴들이 단숨에 3000원씩 오르는 등 인상률이 높았다.

bhc가 가격을 올린 건 지난 2021년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00원 올린 이후 약 2년 만이다. 앞서 BBQ는 지난 2022년 5월, 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각각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가격 인상 시기는 가장 늦었지만 인상폭은 가장 컸다.

이에 대해 bhc관계자는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지속되는 원부자재 가격의 인상 등으로 악화한 가맹점 수익 개선을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 조정에 나선다”고 가격 인상 이유를 밝혔다.

bhc 가맹점주들은 올해 여러 차례 열린 간담회에서 수익 개선을 위한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 bhc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 352억원을 자체 부담하고 상생 지원금 100억원을 출연하는 등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bhc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서울시내 bhc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경우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만회한다.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니 가격을 인상해 목표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 실제로 이는 지난해와 올해 주요 식품 기업들의 제품 가격 인상 논리와 일맥상통하기도 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본사가 부담을 떠안았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정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본사가 부담했다면 28%라는 영업 이익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 탓이라는 설명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bhc는 지난해 자체 튀김유인 ‘고올레인상 해바라기씨유’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bhc치킨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자체 튀김유인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가맹점 공급 가격을 지난 8월 대비 24%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bhc는 “해바라기유 원재료의 국제 시세가 다소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튀김유 가격도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튀김유 가격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치킨 원부자재 중 가장 고가인 튀김유 가격을 대폭 내리면서 정작 제품 가격은 인상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인상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28%라는 높은 수익률도 만족하지 못하고 송호섭 대표가 취임 불과 한 달 만에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치킨업체들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에게 최근 비용 상승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는 행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고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치킨은 서민들의 대표 먹거리이자 다른 외식 가격의 기준을 제시한다. 치킨 가격이 오르면 햄버거나 피자는 물론 그 밖의 다른 먹거리들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높은 가격대의 기준을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매번 원재료 값 인상을 핑계로 가격 인상을 하지만 한 번 올린 가격은 절대 내리지 않는다”며 “저가 브랜드로 치면 두 마리를 사먹고도 남는 가격인데 매번 우는 소리 치는 거 듣기싫어 불매로 답하려고 한다”고 남겼다.

이 밖에도 또 다른 네티즌들도 “치킨 먹을 바엔 돼지고기 사먹겠다”, “유통 마진이나 줄여라”, “만만한 게 소비자냐”, “대체제는 얼마든지 많다”, “배달료 까지 3만원 이면 2인 가족 외식비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잇따랐다.

bhc는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마냥 환호하기엔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치킨업계는 이미 포화 시장으로 갈수록 경쟁 상황이 치열해 지고 있다. 여기에 각종 원재료 값이 오르면서 본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bhc관계자는 “오랫동안 잘 버텨오긴 했는데 한계치에 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 상생금도 많이 풀었고, 가맹점주들의 가격인상 요청을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며 “국가의 정세를 살펴야 하지만 본사는 점주들의 의견도 묵과할수 없다.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상 폭이 컸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버텨왔다”며 “절대적인 가격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후라이드 기준으로 이제 경쟁사와 비슷한 가격대가 됐다. 올리는 타이밍이 안 좋았지만 한편으론 과연 적기란 존재할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 다양한 화살을 맞을 각오를 하고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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