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승객을 가득 태운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해 불길에 휩싸이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379명은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 하지만 해안보안청 항공기에 탑승한 6명 중 5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2일 오후 5시55분께 일본항공 여객기가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등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여객기는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을 오후 4시20분께 출발해 하네다공항에 5시46분에 도착한 일본항공 516편이다. 아사히신문은 하네다공항 쪽을 인용해 일본항공 여객기가 바퀴에 해당하는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엔에이치케이 방송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착륙한 직후 기체 뒷부분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은 뒤 화염에 휩싸인 채로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여객기가 멈춘 상태에서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불길이 기체 전체로 번졌다. 도쿄 소방청에서 소방차 등 63대가 출동해 진화에 나섰지만, 여객기는 모두 불타 뼈대만 남은 상태다.
유아 8명을 포함한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은 모두 여객기에서 무사히 비상 탈출했다. 도쿄 소방청은 여객기 탑승자 최소 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여객기와 충돌한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항공기는 해상보안청 하네다 항공기지 소속 ‘MA722’로 알려졌다.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이 항공기에는 6명이 타고 있었다. 5명은 사망했고, 기장은 중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지난 1일 규모 7.6의 강진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니가타 항공기지로 출발하려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일본항공 여객기(에어버스 A350)에 견줘 크기가 작아 충돌 과정에서 크게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사고로 하네다공항 활주로는 전면 폐쇄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하네다공항 인근에는 초속 1.6m 바람이 불었고, 폭우나 번개 등 특별한 악천후는 없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하네다공항 사고와 관련해 조속히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한겨레 도쿄/김소연 특파원 /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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