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여성 방송인 풍자가 지난달 29일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사회적 편견으로 소외됐던 성소수자 방송인이 대중문화 전통 주류인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 최초로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풍자는 “아직도 집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혹시나 사회에서 설움이 있을까, 배제당할까 걱정하시는 저희 아빠에게 ‘저 이렇게 사랑받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풍자(본명 윤보미)는 2016년 <아프리카TV> 진행자(BJ)로 방송을 시작해 2019년 자신의 예명을 딴 인터넷 방송 <풍자테레비>로 대세 유튜버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21년 스튜디오 와플의 <튀르키예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는 등 웹예능과 케이블 예능에 진출했고, 지난해 지상파 간판 프로그램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풍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스타>,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SBS <미운 우리 새끼>, JTBC <히든싱어즈> 등에 골고루 출연하며 끼와 입담을 뽐냈다.
지난해 3월엔 SBS 시사 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트랜스젠더 공개에 특별한 용기는 전혀 필요 없었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미움 받을 용기도 있었다”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했다. 풍자는 유튜브 <또간집> 등 웹예능의 진행도 맡고 있다.
진보당도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풍자의 수상을 축하했다. 진보당 인권위원회는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 성소수자가 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공고하게 자리잡아있던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과 배제를 넘어, 대중의 애정과 포용 위에 이뤄진 수상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했다.
진보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곁에는 성소수자를 비롯해 다양한 인종,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보다 많이 지상파에서 만날 수 있는 사회, 소수자가 지워지지 않는 2024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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