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멘텀 부제…불확실성 증대
약세장 전개시 낙폭 확대 무게 예상
눈치보기 장세 지속…2Q 반등 전망
연초 낙관론을 반영하며 지수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올해는 상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땅한 매크로(거시) 환경 이슈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1월 코스피가 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눈치보기 장세’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KB·신한·키움·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제시한 1월 코스피 예상밴드의 하단 평균은 2482으로 상단 평균은 2702이다. 예상밴드 최저점은 신한증권이 제시한 2350이고 최고점은 KB증권의 2760이다.
올해 개장일인 이날 마감치 2669.81 기준 하단과의 괴리율은 -7.03%, 상단과의 괴리율은 1.20%다.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이나 약세장 전개시 낙폭은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으나 1월에는 경기·통화정책 모멘텀 부재로 반등세에 힘이 실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되레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물가지표 둔화세에도 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가 앞서간 만큼 실망감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부터 연간 총 6회에 달하는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정상화될 때까지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금리 인하 추정치(컨센서스)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연준의 피벗(Pivot·정책전환)에 거는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증시에 미칠 파급력이 클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PF 연쇄 부실화가 현실화 될 경우, 건설업·증권업 등에 끼치는 지엽적 영향을 넘어 증시에 변동성을 부를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태영건설의 PF 보증규모는 11월 말 별도 기준 총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착공 PF는 2조4000억원, 미착공 PF는 1조2000억원 규모다. 업계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PF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 낮게 보면서도 개별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는 얼마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 경기와 별개로 한국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의 자금지원 여력과 여타 업장으로의 확산 여부, 사회적 합의 등은 여전히 숙제”라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의 경우 고용 창출 능력이 여타 업종에 비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로 인한 내수 부진 우려도 커질 수 있다”며 “PF 관련 이슈가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를 자극할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숨고르기 장세가 1월을 넘어 1분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3월, 늦으면 2분기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단 관측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년벽두 국내외 증시 속도 조절 또는 숨고르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4년 증시 낙관론은 불변하다”며 “2분기 재도약을 준비하는 사전 정지 작업으로서 1월 시장의 숨고르기 과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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