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1일 오후 4시 10분께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일본 현지를 여행 중인 한국 여행객 사이에서도 지진 경험담이 나오고 있다.
“역 천장에서 물 새고, 개활지로 대피시켜”
2일 조선일보는 일본 여행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인용해 이들의 경험담을 보도했다. 지진 당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역에 있었다는 한국인 관광객 A씨는 “가나자와역 천장에서 물이 새고 역무원들이 모든 사람을 역 밖으로 대피시키고 있었다. 난생처음 (겪는) 진도 7 지진에 놀랐다. 내일 아침 귀국인데 공항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가나자와역에 있었다는 또 다른 여행객 B씨는 “역 앞 광장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순간 기차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며 “핸드폰에 ‘지진입니다’ 알람이 떠서 바로 개활지로 뛰어갔다”고 밝혔다. 개활지는 나무나 건물 등 엄폐물이 없이 탁 트인 땅으로, 지진 발생 시 운동장 같은 넓은 개활지로 대피해야 한다. B씨는 “바닥이 출렁거리고 사람이 중심 잡기 힘들 정도라 헛웃음이 나오더라”며 “큰 공원으로 바로 가서 한두시간 있었고, 먹으러 갈 용기도 안 나서 한참 뒤에 편의점에 갔더니 비상식량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었다”고 덧붙였다.
오사카시에 여행 중인 C 씨도 “오후 4시 30분쯤 ‘하루카스300’ 건물이 흔들려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16층 매표소에서 표 끊고 60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흔들거리는 느낌이 들더니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지금 안 된다고 한다”고 적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강…쓰나미, 동해안까지 여파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 9)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을 겪으며 일본 전역이 새해 첫날부터 공포에 떨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한 1일 오후 4시 10분부터 2일 0시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93회 관측됐다. 이 지역은 지난 2007년과 2022년, 2023년에 진도 6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는 위험 지역이다.
일본 기상청은 또 지진 발생 직후 서쪽 해안 전체에 쓰나미(지진해일)가 예상된다면서 경보를 발령했다. 지진이 발생한 노토반도에는 높이 5m의 대형 쓰나미가 발생하기도 했다. 쓰나미 여파는 강원도 동해안까지 몰려 와 묵호에 최고 67㎝의 파고를 불러왔다. 강원도는 이날 오후 동해안 6개 시군에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내는 등 안전 조처를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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